전세계 800여 장성 소집한 트럼프…'좌파이념 척결' 정신 교육

전세계 800여 장성 소집한 트럼프…'좌파이념 척결' 정신 교육

김하늬 기자
2025.10.01 15:1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세계 미군 장성을 본토로 소환한 뒤 2시간 넘게 '정신 교육'을 했다. 조 바이든 전 행정부가 시행한 인종 차별 배제나 성평등 등 이른바 '좌파 이념'을 척결하고, 치안을 이유로 야당 성향 도시에 군 투입을 하는 것과 관련해 '내부로부터의 전쟁'에 군이 참여해야 한다고까지 발언했다.

 30일(현지시간) 버니지아주 콴티코에 위치한 해병대 기지에서 미군 장성급 지휘관들이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법적 명칭 '국방부') 장관의 연설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설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미 본토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근무하는 800여명의 장성들을 불러 모았다. 2025.09.30. /AFPBBNews=뉴스1
30일(현지시간) 버니지아주 콴티코에 위치한 해병대 기지에서 미군 장성급 지휘관들이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법적 명칭 '국방부') 장관의 연설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설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미 본토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근무하는 800여명의 장성들을 불러 모았다. 2025.09.30. /AFPBBNews=뉴스1

CNN 방송 등 외신을 종합하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기지에서 '전군 지휘관 회의'를 열고 70여분간 공개 연설했다. 이 자리에는 해외 파견돼있던 미군 지휘관을 비롯해 800여명의 군 장성이 참석했다.

대통령에 앞서 먼저 단상에 오른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전쟁부) 장관은 군 내부의 '워크'(Woke·정치적으로 깨어있음을 뜻하는 단어. 과도한 진보주의를 비판할때 씀) 탓에 전투력이 약화했다면서 더는 이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너무 오랫동안 인종과 성별, '역사상 첫 ○○'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잘못된 승진이 이뤄졌다"며 "더 이상 정체성 정치,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사무실, '드레스를 입은 남자들(트랜스젠더)', 기후변화 숭배 같은 쓰레기는 없다. 공통 상식과 전사 정신을 되찾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도 좌파 이념 대신 능력주의를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체력, 능력, 인격, 강인함에 초점을 다시 맞추고 있다. 미국 군대의 목적은 누구의 감정을 보호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사랑하는 공화국을 지키는 것"이라며 "미국의 자유를 수호하는 데 있어 우리는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을 것이고, 우리는 싸우고 이기는 기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도시에서 벌어지는 시위에 군 병력을 투입한 사례를 언급하며 "미국은 내부로부터 침략받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워싱턴DC에 이어 시카고에도 군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 도시들을 군 훈련장(training grounds)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는 내부의 적들로부터 침략당하고 있다"며 "외부의 적과 다를 바 없지만, 그들이 군복을 입지 않았기 때문에 여러 면에서 더욱 까다롭다"고도 말했다. 특히 트럼프는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뉴욕, 로스앤젤레스, 이곳들은 매우 안전하지 않다. 우리는 그 도시들을 하나씩 정리할 것이다"며 "이것 또한 전쟁이다. 내부로부터의 전쟁"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8월 2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백악관 각료회의에 참석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5.08.26  /로이터=뉴스1
지난 8월 2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백악관 각료회의에 참석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5.08.26 /로이터=뉴스1

한 발 나아가 트럼프는 군 장성들에게 "시위대가 침을 뱉으면, 주먹으로 응수한다는 태도에 동의하느냐"고도 질문했고 "댄 케인 합참의장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은 손을 들어 봐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민주당은 당신(장군)들을 존중하지 않았다. 그들은 민주당 당원이니까"라고도 말했다.

CNN은 이번 연설이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정책에 불만이 있는 민주당 성향 도시를 대상으로 군대를 투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군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며 "군과 정치의 경계가 무너졌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당파성 없는 군이라는 원칙을 거듭 무시해 온 온 트럼프 행정부가 가장 노골적으로 무시를 드러낸 사례"라고 꼬집었다.

한편 헤그세스 장관은 '뚱뚱한 군인' 배제 원칙을 언급해 비판받기도 했다. 그는 연설에서 체력 및 외모 기준을 거듭 강조하며 "뚱뚱한 군인을 펜타곤(국방부)에서 보는 데 지쳤다" "전투에서 체력을 필요로 하는 직업에 대한 신체적 기준은 높아야 하고 성별과 무관해야 한다. 그게 여성이 전투 임무에 적합하지 않다는 뜻이 된다면 어쩔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나는 앞으로 리더십에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도 했다. 이는 향후 대규모의 군 장성 물갈이 가능성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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