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미국의 주식 강세장이 지난 12일(현지시간)로 만 3년을 맞았다. AI(인공지능) 버블 우려와 미중 무역 갈등 재점화 우려가 있긴 하지만 월가에서는 강세장이 만 4년째 이어질 수 있다는 낙관론이 우세하다.

미국 S&P500지수는 2022년 1월 초부터 인플레이션 급등과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에 따라 하락세를 시작해 그 해 10월12일 바닥을 칠 때까지 25.4% 급락했다.
이후 S&P500지수는 지난 10일까지 3년간 85% 급등했다. 인플레이션 둔화와 연준의 금리 인하, 탄탄한 경제 성장세, AI 투자 호황이 원인이었다.
이번 강세장이 4년째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이 기대하는 이유는 첫째, 역사적 추세 때문이다.
CFRA 리서치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샘 스토발은 보고서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강세장이 3주년을 맞은 경우는 8번 있었는데 이 8번의 강세장은 거의 6.5년간 지속되며 평균 213% 상승했다"고 밝혔다.
또 "이번 강세장은 S&P500지수의 가장 최근 사상최고가인 지난 8일 종가를 기준으로 3년간 89% 올랐기 때문에 지속 기간과 상승폭 측면에서 아직도 더 오를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CFRA에 따르면 1947년 이후 강세장 4년째에 S&P500지수의 평균 수익률은 12.7%였다. 랠리 4년째에 수익률이 가장 좋았던 때는 1982~1987년 강세장으로 29.7%였고 가장 부진했던 때는 1949~1956년 강세장으로 -2.3%였다.
오펜하이머의 애리 왈드는 과거 4년 이상 지속된 강세장을 분석한 결과 S&P500지수가 만 4년째에 평균 20% 올랐다며 상승 종목의 수가 줄어들거나 방어주가 초과 수익을 내며 랠리 주도주로 부각되는 등 전형적인 경고 신호가 없으면 강세 사이클이 내년으로 연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둘째, 뱅크 오브 아메리카에 따르면 AI 투자와 관련해 버블 우려가 있긴 하지만 닷컴 버블과 달리 4가지 측면에서 훨씬 건전하다는 점이다.
첫째, 인프라 활용도다. 현재 클라우드 서비스 회사들이 제공하는 AI 컴퓨팅 용량은 실제 수요가 강력해 공급이 부족할 정도다. 반면 닷컴 버블 때는 인터넷 구축 후 제대로 활용되지 않던 광케이블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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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현재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회사들은 영업 현금흐름으로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자본지출을 충당할 수 있다. 반면 닷컴 버블 때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부채에 의존해 투자를 진행했다.
셋째, 현재는 연준이 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지만 2000년 3월 닷컴 붕괴 때는 금리가 오르는 시기였다.
넷째, 밸류에이션에서도 차이가 크다. AI 대장주인 엔비디아는 내년 순이익 전망치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29배다. 1990년대 닷컴 버블 때는 시스코 시스템즈나 노텔 네트웍스, 야후 등의 PER이 100배 수준으로 훨씬 높았다.
강세장이 4년째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셋째 이유는 기업들의 실적 성장세가 견조하게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14일 개장 전에 JP모간 체이스와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등 금융회사를 시작으로 3분기 어닝 시즌이 개막하는 만큼 기업들의 실적 호조가 증시에 버팀목이 될 것이란 기대가 높다.
시포트 리서치 파트너스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은 올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8%, 매출액이 6.4%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 3분기 이후에도 AI 인프라에 대한 수요 강세와 이제 막 성장 초입에 들어선 것으로 보이는 AI 소프트웨어 시장,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전망 등을 감안하면 기업들의 실적 호조세는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팩트셋에 따르면 올해 말부터 2007년까지 S&P500 기업들의 연간 매출액 성장률은 6.4%, 순이익 성장률은 14%로 예상된다.
다만 미중 무역 갈등은 강세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애널리스트인 비벡 아리아는 AI 버블보다 희토류를 둘러싼 미중간 무역 갈등이 기업 실적과 증시에 더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했음에도 중국이 14일 미국의 무역법 301조 조사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 5곳을 제재함에 따라 미중간 무역 긴장이 다시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행정부는 예고한 대로 이날부터 무역법 301조를 발동해 중국 회사가 소유하거나 운영하는 선박이나 중국 국적의 선박이 미국 항만을 이용할 경우 특별 수수료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무역법 301조는 무역 상대국이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보일 경우 대통령이 보복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중국 정부도 이날부터 미국 선박에 대해 보복성 항만 요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한편, 14일 개장 전에는 JP모간과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웰스 파고가 실적을 발표한다.
이날 오후 12시20분(한국시간 15일 오전 1시20분)에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연례 행사에서 '경제 전망과 통화정책'을 주제로 연설한다.
연방정부의 셧다운(업무 정지)으로 정부가 집계하는 데이터 발표가 중단돼 파월 의장도 경제 현황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 셧다운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포함해 향후 경제와 금리 경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밝힐 것이란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