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ETF, 1%로 시장 흔들… "개미무덤 넘어 시한폭탄" 경고

레버리지ETF, 1%로 시장 흔들… "개미무덤 넘어 시한폭탄" 경고

조한송 기자
2026.08.12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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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레버리지ETF 그늘' 게재
실제 덩치 뛰어넘는 영향력 행사
특정 AI 대형주로 자금쏠림 심화
전문가 "밈 주식 열풍 떠올라…"

AI(인공지능) 투자붐을 타고 급성장한 레버리지ETF(상장지수펀드)가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새로운 뇌관으로 떠올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0일(현지시간) 지적했다. 기초자산의 하루 수익률을 2~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ETF로 쏠림현상이 지속되면서 해당 상품에 투자한 이들뿐만 아니라 기초자산이 되는 개별 종목에 투자한 이들까지도 손실위험이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전체 상장지수펀드(ETF) 내 레버리지 ETF의 비중. /그래픽=최헌정
전체 상장지수펀드(ETF) 내 레버리지 ETF의 비중. /그래픽=최헌정

◇레버리지 영향력 경고한 블룸버그

블룸버그는 이날 'AI 주도 레버리지ETF, 시장을 요동치게 만들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레버리지ETF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그 위험성이 해당 상품 투자자에게만 국한되지 않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내용이 골자다.

블룸버그는 레버리지ETF의 급성장을 과거 월가에서 지나친 인기로 시장을 흔들었던 금융상품들에 비유했다. 특정상품이나 전략으로 자금이 지나치게 쏠리면서 본래의 기능을 잃고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시한폭탄'으로 변질된 전례가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투자자가 대거 몰리며 수익성이 무뎌진 퀀트 전략,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불러온 모기지 연계상품, 그리고 2018년 VIX(변동성지수) 하락 베팅상품의 연쇄청산으로 증시급락을 불러온 사태가 대표적이다.

사실 자산규모만 보면 레버리지ETF의 존재감은 크지 않다. 레버리지ETF의 총자산은 약 2500억달러(약 354조원) 안팎으로 글로벌 ETF 자산인 약 22조달러와 비교하면 1%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일일 거래대금' 기준으로 측정하면 레버리지ETF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블룸버그 분석에 따르면 레버리지ETF의 거래량은 지난 1월 저점에서 6월 고점까지 3배 증가, 30일 평균 거래금액은 약 700억달러에 달했다. 전체 ETF 거래금액의 16%에 달하는 수준이다. 시장에서 쉼 없이 손바뀜이 일어나며 실제 덩치를 뛰어넘는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평가다.

RBC캐피탈마켓의 에이미 우 실버만 파생상품 전략 총괄은 "레버리지ETF의 성장방식에는 밈 주식 열풍을 떠올리게 하는 구석이 있다"며 "레버리지ETF에 전혀 관심이 없는 투자자라 할지라도 이 상품들이 자신에게 여전히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초자산에도 영향 주기 시작한 레버리지ETF

블룸버그는 레버리지ETF가 전체 금융시장의 위험성을 키우는 핵심원인으로 특정 AI 대형주로의 자금 쏠림을 짚었다. 펀드가 장 마감 직전 이행하는 기계적 포트폴리오 재조정(리밸런싱) 물량이 개별 종목이 소화할 수 있는 일일 유동성을 넘어서면서 증시 전체의 변동성을 흔드는 발작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상승형 레버리지ETF의 노출액은 올해 기준 약 4970억달러로 2022년 대비 4배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노출액을 기초자산별로 분류하면 AI 관련 기업에 대한 비중이 같은 기간 26%에서 58%로 크게 높아졌다. SK하이닉스,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엔비디아, TSMC 등이 대표적이다. 레버리지ETF의 자금이 특정 종목에 집중될수록 해당 ETF의 매매가 개별 종목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수 있다. 따라서 레버리지ETF의 시장 영향력을 평가할 때는 전체 ETF 시장에서 차지하는 규모보다 특정 종목의 거래규모와 비교해 관련 레버리지 상품의 자금이 얼마나 큰지를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무라홀딩스는 지난 6월 정점 당시 기초자산이 1% 움직일 때마다 레버리지ETF 시장 전체가 자산 재조정을 위해 매수하거나 매도해야 하는 규모가 100억달러에 달했다고 추정했다.

JP모간의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초글루 애널리스트는 "기초 주식의 시가총액 대비 레버리지ETF 자산이 급격히 불어나면서 최근 수개월 동안 이례적인 대규모 리밸런싱 물량이 쏟아졌다"며 "이 매물이 시장의 일반 거래량을 압도해 증시 변동폭이 크게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이들 펀드의 기술주 편중 심화를 고려할 때 레버리지ETF는 앞으로도 대규모 장 막판 매물을 유발하며 기술주 변동성을 높이는 주된 원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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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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