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정상회담후 문건 논란
日 공표 안된 내용까지 기재
최종 결정은 투자위 논의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미일 정상회담 이후 백악관이 공개한 '팩트시트' 문건 때문에 일본 정부가 혼란에 빠졌다. 양국 정부는 일본이 미국에 투자를 약속한 5500억달러의 투자처를 기술한 문건을 공개했는데 백악관 문건에 적힌 투자액수가 일본 측 액수보다 1000억달러 이상 많았기 때문이다.
30일 아사히신문은 지난 28일 미국 백악관과 일본 경제산업성이 공개한 5500억달러 투자처 문건을 언급하면서 "일본 측 문서에 적힌 (투자대상) 사업규모는 21개 사업에 대해 총 4000억달러지만 미국 측 문건은 5000억달러가 넘는다"며 1000억달러 이상 차이가 난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한 일본 정부 관계자는 "어떻게 숫자를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며 백악관 문건 때문에 곤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본 측에서 공표하지 않은 내용이 백악관 문건에 기재된 경우도 있었다. 백악관은 "토요타가 미국에서 생산한 차량을 일본으로 수출(역수입)하고 토요타의 유통망을 미국 자동차제조업체에 개방키로 했다"고 밝혔다. 자동차 수출입은 일본이 대미 무역협상에서 가장 민감하게 여긴 사안이다.
또 "일본은 미국기업을 차별하지 않고 지식재산권의 합법적 행사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모바일 소프트웨어 경쟁 법률을 시행할 것"이라고 했다. 일본이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을 따라 입법한 '스마트폰법'을 가리킨 것. 사실상 구글·애플 등 미국 대기업의 스마트폰 시장독점을 막는 규제다. 일본 정부가 "미국기업을 차별하지 말라"는 백악관의 입장을 따른다면 법률은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서도 일본 정부 관계자는 "정책변경을 요구하는 것은 아닌 것같다"면서도 왜 이 시점에 백악관이 이런 발언을 내놓은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가우치 다카히데 노무라종합연구소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백악관의 팩트시트는 외교성과 홍보목적으로 작성됐을 것이라며 일본과 합의한 것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그는 앞으로 투자처 정식선정 과정에서 미국 국익만 우선시될 수 있다면서 "투자계획이 일본 국익을 해치지 않는지 계속 검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이 투자를 약속한 5500억달러는 미국, 일본이 공동참여하는 협의위원회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위원장을 맡는 투자위원회 논의를 거쳐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