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지방 찬공기 가두는 극소용돌이 약화 조짐

올겨울 미국, 아시아, 유럽 등지에서 극심한 추위가 발생할 위험이 커지고 있단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기상학자들은 올해 극소용돌이가 약화될 조짐이 보인다고 경고했다. 극소용돌이는 북극이나 남극 상공의 성층권 또는 대류권 상부에서 회전하는 대기의 흐름을 의미한다. 뚜껑처럼 극지방의 찬 공기를 가둬 저위도로 내려가지 못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해 겨울이 비교적 온화했던 건 극소용돌이가 이듬해 3월에 붕괴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극소용돌이가 일찍 약화될 조짐이 보인다고 기상학자들은 말했다. 이렇게 되면 북극에 머물러야 할 공기가 아시아, 북미, 유럽 등 저위도 지역으로 내려와 한파로 이어질 수 있다.
베리스크대기환경연구소의 주다 코헨 디렉터는 "준 2년 주기 진동(QBO)으로 불리는 바람이 동쪽으로 불고 있다"면서 "이런 움직임은 급격한 성층권 온난화 현상을 촉발해 극소용돌이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는다"고 말했다.
민간 기상예보기관인 커머디티웨더그룹의 맷 로저스 사장은 "올겨울 미국 겨울은 평년보다 더 추울 공산이 크고 지난해보다는 확실히 추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의 경우 올해 비교적 온화한 날씨가 예상되지만 북부와 중부 유럽에서 한파가 잦을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세계에서 가장 신뢰도 높은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의 기상 예측 모델은 11월과 12월 극지방에서 고고도 바람이 평소보다 약할 것임을 보여준다.
그 밖에도 모건스탠리의 잭 루 애널리스트는 투자노트를 통해 중국의 많은 지역이 적도 인근 동태평양의 저수온 현상인 '라니냐' 영향으로 찬 공기가 유입돼 추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 역시 남부와 동북부 전역에 올겨울 평년보다 낮은 기온을 예상한다.
블룸버그는 평년을 뛰어넘는 강추위는 전력 및 가스 수요 증가를 불러 소비자들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짚었다. 가뜩이나 미국에선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AI) 수요 증가로 도매 전력 가격이 치솟으면서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전가되고 있단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