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감당 안 돼" 다시 일하는 60대...이란전쟁 美경제여파 계속

"고물가 감당 안 돼" 다시 일하는 60대...이란전쟁 美경제여파 계속

양성희 기자
2026.04.20 14:29

[미국-이란 전쟁] (상보) 내일 전쟁 끝나도 에너지·식량 물가불안 지속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한 주유소에 휘발유와 디젤 가격이 표시된 모습./사진=로이터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한 주유소에 휘발유와 디젤 가격이 표시된 모습./사진=로이터

이란전쟁이 끝나더라도 휘발유 가격 인상을 시작으로 한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져 미국 경제 전반에 악영향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현지시간) 경제학자들의 의견과 경제지표를 토대로 이 같이 전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내일 전쟁이 끝난다고 하더라도 미국에 미치는 경제적 여파는 하룻밤 사이에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계 원유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휘발유, 디젤 등 가격이 폭등했는데 이를 시작으로 전반적인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됐다. 해협 봉쇄로 비료 운송길도 막히면서 에너지뿐만 아니라 식량 위기도 현실이 됐다.

이를 감안해 IMF는 올해 미국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3.2%로 고쳤다. 이란전쟁 발발 전엔 2.5%로 내다봤지만 상향 조정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2.8%에서 4.2%로 올려잡았다.

물가 상승 흐름은 11월 중간선거를 지나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조지프 가뇽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인플레이션이 점진적으로 완화되겠지만 12월까지는 예상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2일 미국 일리노이주 한 식료품 매장에서 주민들이 장을 보는 모습./사진=AP(뉴시스)
지난 2일 미국 일리노이주 한 식료품 매장에서 주민들이 장을 보는 모습./사진=AP(뉴시스)

실제 미 노동통계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따르면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3.3%로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휘발유 가격 상승이 전반적인 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지난 2월28일 이란전쟁 전엔 갤런당 평균 2.98달러(약 4300원)였던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달러(약 5900원)대로 치솟았다. 갤런당 4달러는 미국인들의 심리적 기준선으로 여겨진다. 이날 기준 4.05달러로 최근 고점인 4.17달러보다는 내려왔지만 1년 전(3.16달러)과 비교하면 크게 오른 수준이다.

디젤 가격도 전쟁 이전 3.76달러(약 5500원)에서 5.59달러(약 8200원)로 급등했다.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기록했던 사상최고치 5.82달러(약 8600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디젤은 트럭 연료로 사용되기에 물류비와 식료품 등 제품 가격의 도미노 인상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원유 가격 상승이 불러올 2차 여파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제학자들은 유가 인상발 물가 상승이 앞으로 몇 달 동안 점진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데 그 여파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고 본다.

크리스토퍼 윌러 연방준비제도 이사는 "전쟁이 장기화되고 에너지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상황을 기업들이 가격 정책에 반영하면서 다른 부문의 가격도 일제히 오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미국인들의 소비 심리도 얼어붙었다.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이달 사상 최저치인 47.6을 기록했다. 반대로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8%로 전월(3.8%)보다 상승했다.

월마트 점원으로 일하는 65세 델로레스 스미스는 "많은 소비를 줄이고 있다"며 "은퇴했던 친구들 대부분이 생계 유지를 위해 다시 일자리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사진=로이터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사진=로이터

한편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이란전쟁으로 치솟은 휘발유 가격이 내년까지 유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라이트 장관은 이날CNN 인터뷰에서 "휘발유 가격이 2027년까지 갤런당 3달러(한화 약 4400원) 아래로 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휘발유 가격은 이미 정점을 찍은 걸로 보이고 하락하기 시작할 것"이라면서도 갤런당 3달러 아래를 회복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고 봤다. 이에 대해 "올해 말이 될 수도 있고 내년이 돼야 가능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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