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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24일 확정한 제3차 상법개정안의 핵심은 새로 취득한 자사주(자기주식)는 1년, 이미 보유 중인 자사주는 1년 6개월 이내 의무적으로 소각토록 한 것이다.
다만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 등 임직원 보상이나 우리사주조합 출연을 위한 자사주는 예외적으로 소각하지 않고 갖고 있도록 허용했다. 자사주 소각시 경영권 위협에 시달릴 수 있다는 경영계의 우려를 반영, 임직원을 우호주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조치로 풀이된다.
자사주를 경영권 보호에 악용하지 않는다면 경영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일부 열어준 셈이다. 기업이 신기술 도입과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상 필요가 있다고 판단할 때에도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활용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 역시 같은 맥락이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상식으로 받아들여지는 범위에서 자사주를 전략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다만 주주총회에서 보유처분계획을 매년 승인받도록 해 임의 활용 여지를 최소화하는 안전장치도 잊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3차 개정안은 앞선 1~2차 상법개정에 이은 사실상 기업지배구조 개선 법안의 완결판이다. 그동안 일부 국내 기업들은 관행적으로 자사주를 주가 관리나 우호지분 확보, 합병비율 조정 등에 활용해 왔다.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가 실제로는 최대주주의 경영권을 지키고 강화하는 데 악용되는 구조였다.
특히 자사주에 대한 공시 기준이 느슨해 언제 얼마나 어떤 이유로 확보했는지도 투명하게 알기 어렵다. 이에 따라 자사주 활용은 국내에선 관행처럼 취급됐지만 선진국에선 한국 증시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로 지목받아왔다.
이번 1~3차 상법개정안은 이에 따른 코리아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는 민주당의 의지를 보여준다. 기업 경영권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란 경영계의 우려에도 민주당은 1~2차 상법개정을 강행했고, 3차까지 추진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경영권 불안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를 일부 불식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당내에서 일부 제기됐다. 스톡옵션 행사분이나 우리사주 조합 출연분에 대해 예외적으로 자사주 보유를 허용키로 한 것은 이 때문이다.
앞서 1차 상법개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까지로 확대한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2차 상법개정안은 자산 2조 원 이상 대규모 상장사의 집중투표제 의무화 시행 등을 뼈대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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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은 이날 확정된 3차 상법개정안을 12월 정기국회 중 본회의에서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3차 상법개정안의 자사주 의무소각 관련 규정은 당초 논의됐던 '처분공정화'(처분 규정 강화)에 비해서도 진일보해 잘 만들었다고 본다"며 "다만 주총 특별결의 등을 통해 기존 대주주들이 자사주를 악용하는 등 제도적 뒷문을 열어주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