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궁, 푸틴-美특사 회동 직전 '돈바스 요충지' 점령 주장

크렘린궁, 푸틴-美특사 회동 직전 '돈바스 요충지' 점령 주장

정혜인 기자
2025.12.02 18:43

"미국과 '돈바스 통제권' 문제 논의 의식한 행동"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군복 차림으로 러시아 최전방 부대를 방문해 고위 장성들과 회의하는 모습 /사진=크렘린궁 영상 갈무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군복 차림으로 러시아 최전방 부대를 방문해 고위 장성들과 회의하는 모습 /사진=크렘린궁 영상 갈무리

러시아가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도네츠크주의 전략적 요충지 포크로우스크 점령을 주장했다.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만나 미국이 제안한 '우크라이나 평화안' 논의에 나서기 하루 전에 나온 것으로 주목받는다. 외신은 러시아가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가 러시아의 종전 조건인 '돈바스 영토 이양 문제'가 될 것으로 보고, 관련 문제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회담에 맞춰 포크로우스크 점령을 주장한 것으로 봤다.

블룸버그·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전날 군 지휘부로부터 포크로우스크와 하르키우주의 보우찬스크를 점령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크렘린궁이 이날 늦게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군복 차림으로 러시아군 최전방 부대를 방문해 고위 장성과의 회의에서 포크로우스크 점령 보고를 받았다.

푸틴 대통령은 "이것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중요한 방향이다. 모두가 그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다"며 "러시아군이 사실상 모든 방향에서 전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성과는 특별군사작전(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작 당시 우리가 설정한 과제들을 앞으로 해결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구 6만명의 작은 탄광 도시인 포크로우스크는 주요 철도와 도로가 지나가는 우크라이나 동부의 교통 허브로, 우크라이나군이 도네츠크 전역에 군수품을 보급하는 병참기지 역할을 해왔다. 만약 러시아가 이곳을 장악하게 되면 러시아군이 현재 우크라이나군이 통제 중인 도네츠크 내 다른 도시를 점령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다.

1일(현지시간) 기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도네츠크주의 포크로우스크 전장 상황을 나타낸 지도 /사진=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
1일(현지시간) 기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도네츠크주의 포크로우스크 전장 상황을 나타낸 지도 /사진=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

CNN은 "러시아는 포크로우스크를 점령하기 위해 몇 달씩 우크라이나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고, 수천 명의 사상자를 냈다"며 ""러시아의 점령 주장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이는 러시아군의 중요한 승리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러시아의 포크로우스크 점령 발표가 나온 시점에 주목했다.

CNN은 "이번 점령 발표는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최전방 부대를 방문한 다음 날, 푸틴 대통령과 위트코프 특사의 회동 하루 전에 나왔다"며 "러시아가 왜 이 획기적인 성과를 더 일찍 발표하지 않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2일 오후 모스크바에서 예정된 푸틴 대통령과 위트코프 특사 간 회동에서 러시아 측의 종전 조건인 돈바스 영토 이양 문제가 다뤄질 것을 고려해 러시아가 돈바스에서의 군사적 성과를 과시하고자 회동 직전에 포크로우스크 점령을 발표했다는 지적이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포크로우스크 점령 주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프랑스 파리 방문 중 기자들에게 "포크로우스크에선 여전히 전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고, 우크라이나군은 "포크로우스크와 주변 지역의 어려운 상황에도 우크라이나군은 계속해서 적의 공세를 저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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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국제부 정혜인 기자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눈에 띄는 흐름을 포착해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마음과 시대의 이야기 '트민자' 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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