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베네수 원유 판매 '무기한' 통제…수익금, 美정부 계좌로

미국, 베네수 원유 판매 '무기한' 통제…수익금, 美정부 계좌로

정혜인 기자
2026.01.08 08:47

에너지 장관 "주요 기업과 생산량 확대 방안 '적극 논의'"…
국무장관 "베네수와 원유 판매 합의 진행, 집행 단계 임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플로리다 마러라고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부부 체포 군사작전 내용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2026.01.03  /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플로리다 마러라고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부부 체포 군사작전 내용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2026.01.03 /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앞으로 베네수엘라 원유 판매를 무기한 통제하고, 판매 수익금은 미국 계좌에 보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골드만삭스 콘퍼런스에서 "우리는 베네수엘라 원유를 다시 움직이게 해서 판매할 것이다. 초기 물량은 제재로 저장시설에 쌓인 재고 원유에서 나올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베네수엘라에서 생산되는 원유를 계속 (미국이)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트 장관은 베네수엘라 원유 판매 수익은 미국 정부가 관리하는 계좌에 입금되지만, 궁극적으로는 "베네수엘라 국민에게 이익이 되도록" 해당 국가에 유입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한 소식통은 블룸버그에 "베네수엘라 원유 판매 수익금을 미국 재무부 계좌에 예치하면 베네수엘라 정부의 채권자들이 가져가지 못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SNS(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베네수엘라 정부가 3000만~5000만 배럴의 원유를 미국에 넘기기로 했다며 "이 원유는 시장 가격으로 판매될 것이며 그 수익금은 미국 대통령인 제가 관리해 베네수엘라와 미국의 국민 모두에게 이익이 되도록 사용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라이트 장관은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량 확대를 위해 미국이 관련 부품, 장비, 서비스 등을 수출할 것이다. 또 장기적으로는 베네수엘라 재진출 또는 새로운 진출을 원하는 기업이 현지에서 사업할 수 있는 여건을 조정할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지도부 및 과거 베네수엘라에서 사업 운영 경험이 있는 미국 에너지 대기업들과 '적극적인 대화'를 하고 있다고 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9일 오후 백악관에서 미국 대표 에너지업체인 셰브런, 코노코필립스, 엑손모빌의 경영진과 회동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 기업이 베네수엘라에 투자해 원유 생산량을 늘리기를 원하고 있다.

(서울=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가 석유를 미국에 인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베네수엘라 임시정부가 3000만~5000만 배럴의 고품질 제재 대상 석유를 미국에 인도할 것임을 발표하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Copyright © 뉴스1
(서울=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가 석유를 미국에 인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베네수엘라 임시정부가 3000만~5000만 배럴의 고품질 제재 대상 석유를 미국에 인도할 것임을 발표하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Copyright © 뉴스1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의회에서 "우리는 지금 (베네수엘라의) 모든 원유를 가져오는 합의를 진행 중이고, 실제 집행 단계에 들어가기 직전"이라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안정화·회복·전환'의 3단계 계획을 구상하고 있고, 회복 단계에서 미국 에너지 기업들의 베네수엘라 원유 접근을 보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신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런 계획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정책을 급격하게 뒤집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과 수출은 2019년 트럼프가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등에 강력한 제재를 부과한 이후 심각하게 제한됐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정부가 다른 국가의 원유 수출을 이처럼 전면적으로 통제하려 한 전례는 없다"며 "과거 이라크 원유 판매 수익의 사용을 감독하는 '석유-식량 프로그램' 있기는 했지만, 이는 유엔이 관리했다"고 짚었다. 컬럼비아대 글로벌에너지정책센터의 제이슨 보도프 설립자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원유 판매 계획은 "제국주의적 통제를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한편,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기업 PDVSA는 성명을 통해 "셰브런과의 기존 협력 구조와 유사한 틀로 미국과 원유 판매에 대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셰브런은 베네수엘라 정부의 에너지 국유화 선포에 사업 철회를 결정했던 엑손모빌, 코노코필립스와 달리 현지 합작 법인을 설립해 현재까지도 베네수엘라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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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국제부 정혜인 기자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눈에 띄는 흐름을 포착해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마음과 시대의 이야기 '트민자' 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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