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4차 핵협상 예고…고농축 우라늄 허용범위가 '뇌관'

美·이란 4차 핵협상 예고…고농축 우라늄 허용범위가 '뇌관'

김종훈 기자
2026.02.27 15:32

미국, 지하 핵시설 영구 폐쇄·고농축 우라늄 반출 요구…이란 "희석하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핵 프로그램 협상을 위해 스위스 제네바에 파견된 이란 측 협상 대표단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측 대표단과 회담하기 위해 이동 중인 모습./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핵 프로그램 협상을 위해 스위스 제네바에 파견된 이란 측 협상 대표단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측 대표단과 회담하기 위해 이동 중인 모습./로이터=뉴스1

이란 핵 프로그램 폐기를 목표로 협상을 진행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다음주 오스트리아 빈에서 이란 측과 4차 회담을 갖기로 했다. 군사 위기가 고조된 시점에서 양측은 일단 협상 시간을 벌었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 간 입장 차이가있어 여전히 협상 결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위트코프 백악관 특사는 2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이란 측 대표단과 6시간에 걸쳐 핵 협상 회담을 진행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회담 후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협상에 동석한 오만 외무장관과 미국 측 대표단들도 이번 회담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회담에서 미국 측 대표단은 이란 나탄즈, 이스파한, 포르도에 위치한 대규모 지하 핵시설 세 곳을 영구 폐쇄하라고 요구했다. 지난해 6월 미국이 B-2 폭격기를 동원해 공습한 곳들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공습으로 핵 시설을 완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여러 전문가들은 핵 시설이 수 개월 내 복구될 것이라며 치명적인 피해를 입지 않았으리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란은 나탄즈, 이스파한, 포르도 핵 시설 건축에 상당한 자금을 동원했다. 이 때문에 이란이 시설 폐쇄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그러나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의 알리 바에즈 이란 담당 이사는 이란이 감시 가능한 시설에서 의료·핵 발전 목적의 저농축 우라늄을 생산하는 것을 허락해준다면 지하 핵 시설을 폐쇄할 수 있다는 절충안을 냈다고 NYT에 전했다.

농축도 60%의 우라늄 400kg 처분 방식도 쟁점이다. 통상 우라늄을 핵무기로 개발하려면 농축도가 90% 이상이어야 한다. 일단 60%가 되면 90%로 바꾸는 것은 비교적 어렵지 않은 걸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 고농축 우라늄을 이란 외부로 반출할 것을 요구한다. 반면 이란은 이 우라늄을 계속 보유하면서 희석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이란 측은 이 우라늄을 1.5%까지 희석하는 방안, 수년 간 우라늄 농축 활동을 중단하는 방안 등 여러 협상안을 논의 중이라고 WSJ은 전했다.

이란의 협상 최종 목표는 미국으로부터 우라늄 농축 활동에 대한 허가를 받는 것. 우라늄 농축 활동을 완전히 포기하라는 트럼프 대통령 요구를 그대로 수용한다면 아야톨리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정권의 정치 입지는 급격히 약화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외적으로 "세계 최대 테러 후원국 이란의 핵 무기 보유를 절대 허용할 수 없다"며 이란이 우라늄 농축 활동을 완전히 포기하게 하겠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협상 대표단 사이에서는 의료 목적으로만 쓴다면 이란의 우라늄 농축을 허용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바에즈 이사는 "긍정적인 (협상) 징후들이 보인다"며 "몇 가지 격차가 해소된 듯 하지만 아직 완전하지는 않다. (협상)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했다.

WSJ는 이란의 연구용 핵 반응로에서 사용하는 우라늄은 농축도 20% 정도로, 이 또한 단기간에 무기급으로 농축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란에 20% 우라늄 농축을 허용한다면 트럼프 행정부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보다도 못한 핵 협상을 체결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도를 5% 미만으로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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