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 모닝 인사이트] 미중 정상회담

이란 전쟁이 지속되면서 이달 중순 열릴 예정인 미중 정상회담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특히 미국이 전략적 열세에 놓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선데이 모닝 인사이트>는 중동 전쟁 장기화가 미중 정상회담 개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짚어봤다.
미국·이란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5월 중순으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당초 정상회담은 3월 말 열릴 예정이었으나 전쟁 장기화로 상황이 급변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청으로 5월 14~15일로 연기됐다.
문제는 회담을 2주 앞둔 현재까지도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중 정상회담에서는 무역, 안보, 기술 패권 등 핵심 현안이 다뤄질 예정인데, 전쟁이 지속될 경우 협상 동력 자체가 약화될 수 있다. 만약 중동에서 돌발 변수가 발생할 경우 협상 진행에 차질이 생기거나, 정상회담의 성과가 묻힐 가능성도 있다.
사전 준비도 부족하다. 미중 정상외교는 통상 실무 협상을 통해 의제를 조율한 뒤 정상 간 결단으로 마무리되는 구조다. 그러나 현재까지 재무·상무·외교 라인의 고위급 접촉이 관측되지 않고 있다. 이에 일각에선 회담이 재연기되거나 무산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추가 연기 시 외교적 부담 등의 문제로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개최될 것이란 분석도 적지 않다. 이미 한 차례 연기한 상황에서 중동 문제로 다시 정상회담 연기를 요청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전부터 외교적 수세에 몰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 입장에서도 외교 일정을 미국 요구에 따라 일방적으로 끌려 다니는 인상을 줄 수 있어 부담이 크다. 오는 10월 시진핑 중국 주석의 워싱턴 답방이 예정돼 있는 데다, 11월에 곧바로 미국 중간선거가 있어 외교 일정상 추가 연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효영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동 전쟁으로 모든 이슈가 파묻혀 있고 트럼프 대통령도 여유가 별로 없어 보여 미중 정상회담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은 분명하다"며 "하지만 정상회담이라는 게 의지만 있다면 또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이어서 현재로서 개최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본다"라고 밝혔다.
독자들의 PICK!
이란 전쟁은 미중 정상회담 일정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우선 미국의 전략적 집중도가 분산되고 있다. 미군은 이란전 발발 이후 남중국해에 있던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를 중동으로 이동시켰고, 일본에 배치된 강습상륙함과 해병 원정부대도 재배치했다. 또 이란의 드론과 로켓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등에 배치된 사드(THAAD) 요격 미사일 일부를 중동으로 이전한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회원국을 포함한 동맹국들과의 불협화음도 전략적 부담이다. 전쟁 과정에서 동맹국들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군함 파견 요청을 거절했고, 스페인 등 일부 국가들은 미 군용기의 스페인 영공 통과를 전면 불허한 바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스페인의 나토 자격 정지, 영국의 포클랜드섬 영유권에 대한 입장 재검토 등을 논의 중이다.
결국 대중 압박을 위한 미국의 군사력과 동맹 전선의 결속력이 느슨해지면서 중국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전쟁으로 무기가 급격히 소진되고 희토류 수요가 확대되면서 미중 협상에서 불리한 여건으로 작용할 거란 전망이다. 지난 23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은 보유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의 30%,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와 패트리엇 등 방공미사일의 50%를 사용했으며 재고를 채우는 데 최소 6년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했다. 희토류는 미사일, 전투기 등 첨단 무기 제작에 필수로, 미국이 수입 희토류의 약 9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전쟁으로 대중 의존도는 훨씬 커진 셈이다.
한국외대 LD 학부 이기현 교수는 "전쟁으로 인해 국내 지지율이 떨어진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오는 선거 전략 차원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통한 소기의 성과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그러나 정상회담을 앞두고 현재 미국이 협상의 키를 쥐고 있기보다는 중국이 좀 더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게 합리적인 해석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