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위반 단정짓지 않았지만 美 전문가들 '군사대응' 전망도

대한민국 선사 소유 벌크선이 4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서 폭발 및 화재를 겪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를 "이란의 공격"으로 규정했다. 일촉즉발 긴장 속 휴전을 이어간 미국과 이란이 다시금 군사충돌을 벌인 상황에서다. 이번 폭발의 원인에 따라 휴전 양상은 물론 한국에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공격을 휴전 위반으로 보고 전면적 반격에 나설지 휴전상태를 지속하며 종전 협상을 이어갈지 기로에 섰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일부 미국 및 외국 관료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며칠 내로 이란에 대한 군사적 대응을 승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믿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이날 미군 중부사령부는 미국 국적기를 단 상선 2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엑스(X)에서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고립된 유조선과 상선들을 해협 밖으로 통과시키기 위한 '해방 프로젝트'를 개시했다. 실제 글로벌해운사 머스크는 자사의 미국 선적 차량 운반선 '얼라이언스 페어팩스'가 미군의 보호 아래 호르무즈해협을 빠져나왔다고 확인했다. 브래드 쿠퍼 중부사령관은 언론과 전화회견에서 미군이 이란의 순항미사일 및 드론을 요격하고 소형 군함 6척을 격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부분의 선박들은 아직 해협을 빠져나올 엄두를 내지 못한다. 이란도 군사 대응에 나서면서다. 대규모 미군 기지가 있는 아랍에미리트(UAE)의 푸자이라 항구는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불길에 휩싸였다. 영국해사기구(UKMTO)는 UAE 해안에서 선박 두 척이 피격됐다고 보고했고 UAE 국영석유회사(ADNOC)는 자사 유조선 한 척이 이란의 드론에 맞았다고 밝혔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호르무즈 해협을 넘어 UAE 해안선까지 확장된 자신들의 통제 구역 지도를 공개했다.
호르무즈 해협에 있던 상선 'HMM 나무(HMM Namu)' 호의 기관실에서 폭발과 화재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으며 정부는 외부 공격에 의한 것인지 내부 원인인지 확인에 나섰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미국과 이란의 충돌과 관련, 정치적 위기에 대한 군사적 해결책은 없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그는 파키스탄의 중재로 평화 회담이 진행 중이라면서도 "'(미국의) 해방 프로젝트'는 교착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지난달 8일(한국시간) 이후 4주간 이어진 휴전이 지속될지 불안감이 커지자 4일 뉴욕증시는 랠리를 멈추고 하락했다. 브렌트유도 치솟아 한때 배럴당 114달러를 돌파했다.

이날 백악관에서 연설한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현상 유지에 무게를 실었다. 이란의 공격이 휴전 협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단정짓지 않았다. 그는 백악관에 모인 소상공인들에게 "나는 이것을 '작은 전쟁'(mini war)이라 부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갈등이 약간 둘러가는 것(little detour)일 뿐이며 (협상은) 아주 잘 돌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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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안내하는 미군을 공격할 경우 "이란은 지구상에서 완전히 날아가 버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미군이 중동 일대에서 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선 이란이 한국 화물선과 다른 목표물들을 향해 발포했다면서 한국도 이 해상 안전 확보 노력(작전)에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격재개와 협상지속 사이 미국 내부 전망은 엇갈린다. 대이란 강경파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란의 공격과 관련해 "휴전을 절대적으로 위반한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크고 강력하며 고통스럽고 짧은 공격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전직 미국 관료이자 미국 존스홉킨스대 중동학 교수인 발리 나스르는 "전쟁 초기 트럼프 대통령이 받았던 '이란을 폭격하면 빠르고 쉬운 승리를 거머쥘 것'이라는 조언은 거짓으로 판명됐다"며 "그는 미국이 폭격을 계속해야 하는지에 대해 회의감을 느끼고 있다"고 평가했다.
안나 켈리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를 절대 가질 수 없도록 협상가들이 계속 노력하는 동안 모든 카드를 쥐고 있다"며 여러 선택지를 열어두고 있음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