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노스트라다무스'로 불리며 1000%가 넘는 수익률을 올렸던 미국 AI 전문 헤지펀드가 최근 AI주 급락으로 대규모 손실을 내고 보유 자산 상당 부분을 매각했다. 이 펀드가 AI 관련주를 시장에 대량으로 내다 팔 수 있다는 우려가 완화되면서 관련 종목이 반등했지만, 유사한 투자전략을 쓴 다른 펀드로 위기가 번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픈AI 연구원 출신 레오폴드 아센브레너가 이끄는 헤지펀드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SA·Situational Awareness)는 보유한 AI 관련주 상당 부분을 대형 헤지펀드 시타델에 매각했다.
SA는 반도체와 AI 인프라 관련주에 집중 투자하면서 최대 4배의 레버리지(차입 투자)를 활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7월 들어 AI 관련주가 급락하면서 한 달간 67%의 손실을 냈다.
펀드에 자금과 거래 서비스를 제공한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프라임 브로커들은 SA에 마진콜을 통보했다. 마진콜은 투자 손실로 담보 가치가 떨어졌을 때 금융회사가 추가 담보를 요구하는 조치다.
SA가 추가 담보를 마련하지 못하면 보유 주식을 시장에 대량으로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 경우 주가 하락이 추가 마진콜과 강제 매도를 부르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시타델이 SA의 포트폴리오 상당 부분을 일괄 인수하면서 시장을 통한 무질서한 강제 매도는 일단 피하게 됐다.
SA가 모든 자산을 처분한 것은 아니다. SA 관계자는 블룸버그에 "상장 주식을 모두 매각한 것은 아니며 앤트로픽을 포함한 비상장기업 지분도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타델의 포트폴리오 인수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31일 AI 관련주는 일제히 상승했다. 호실적을 발표한 아마존이 15% 오른 가운데 샌디스크는 25.99%, 코어위브는 21.51%, 오라클은 8.34% 상승했다. 아마존의 실적 발표 등 개별 호재와 함께 SA의 강제 매도 가능성이 낮아진 점도 투자심리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다만 위험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AI와 반도체 관련주에 비슷한 방식으로 집중 투자한 다른 펀드가 마진콜에 직면하면 연쇄적인 자산 매각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울리히 우르반 베렌베르크 멀티애셋 전략·리서치 책임자는 "AI와 컴퓨팅, 반도체 분야에 집중 투자한 다른 펀드들이 있다면 이번 매각은 첫 번째 도미노에 불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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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센브레너는 2024년 AI가 사회를 어떻게 바꿀지를 전망한 에세이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를 발표해 'AI의 노스트라다무스'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후 같은 이름의 헤지펀드를 설립해 AI 관련주 투자에 나섰다.
SA는 올해 상반기 439%의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2024년 설립 이후 지난 5월까지 누적 수익률은 수수료 차감 후 1000%를 웃돌았다. 국내에서는 SK하이닉스의 나스닥 상장 당시 대규모 투자 의사를 밝히며 주목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