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키맨]앤디 버넘 전 그레이터 맨체스터 시장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취임 2년을 앞두고 사임을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앤디 버넘 전 그레이터 맨체스터 시장(사진)이 차기총리 후보로 급부상했다. 버넘의 존재감은 가뜩이나 수세에 몰렸던 스타머 총리 사임의 한 배경이기도 하다. 버넘은 최근 보궐선거를 통해 의회에 재진입했다. 영국 총리가 되려면 현역 의원이어야 하므로 그가 총리로서 다우닝가 10번지(총리 관저)에 입성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버넘은 1970년 잉글랜드 북부 리버풀에서 전화 엔지니어인 아버지와 병원 접수원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15세에 노동당에 가입했으며 케임브리지대 졸업 후 런던으로 이주, 24세에 테사 조웰 노동당 의원실 연구원이 됐다. 28세에 특별보좌관을 거쳐 31세에 자신이 자란 곳과 가까운 북부 지역에서 첫 국회의원이 됐다. 그는 토니 블레어 내각에서 주니어 장관, 고든 브라운 총리 시절 재무부 수석서기관, 문화장관, 보건부장관 등을 잇따라 지냈다.
2010년 노동당이 총선에서 패배한 후 당대표 선거에 출마했으나 4위에 그쳤다. 2015년에 다시 한번 도전했으나 실패로 돌아갔다. 이후 중앙 정계 밖으로 눈을 돌렸다. 맨체스터 등 10개 지역을 묶은 '그레이터(광역) 맨체스터' 시장으로 새로운 정치 활동을 이어갔다.
스타머 총리 사임 발표 직후 버넘은 "앞으로 최우선 과제는 모두가 바라는 모습으로 나라를 되돌리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이라며 "사람들은 경제 성장, 생활비, 공공 서비스, 주택 문제, 그리고 다음 세대를 위한 기회 등 여러 측면에서 진전을 보고 싶어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부 출신이라는 점을 자신만의 브랜드로 만들어 왔다. 잉글랜드 북부 특유의 진정성 있고 솔직한 화법도 정치적 무기다. 특히 팬데믹 기간 정부의 봉쇄 조치가 맨체스터와 같은 지방에 불이익을 준다며 항의했다. '북부의 왕'이라는 별명도 생겼다. 이번에 그가 당선된 지역구 메이커필드 또한 그레이터맨체스터에 포함된다.
9년간 그레이터 맨체스터 시장을 지내며 버스 시스템에 공영 모델을 도입, 개혁해 호평 받았다. 진보 성향이면서 민간과 기업의 역할도 인정하는 유연성이 강점이다. 이 때문에 지지자들은 그를 나이절 패라지가 이끄는 우파 성향 영국개혁당에 맞서 노동당을 구할 지도자로 본다.
독자들의 PICK!
상황에 따라 변신하는 '정치적 카멜레온'이란 반론도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토니 블레어, 고든 브라운, 제레미 코빈이라는 매우 성향이 다른 세 명의 노동당 대표 밑에서 일했던 버넘 전 시장에게 제기되는 가장 일관된 비판은 아마도 그가 정치적 유연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스타머 총리는 다음달 9∼16일 당 전국집행위원회(NEC)를 통해 대표 후보를 지명하고 9월 1일 의회 개회 이전에 차기 대표를 확정하는 차기 대표 선출 일정을 제시했다. 노동당 당규 상 소속 의원 20%(현재 기준 81명)의 지지를 모아야 당 대표에 나설 수 있다. 버넘은 이미 해당 지지율을 확보했다. 또다른 출마자가 없으면 그가 7월 중순 당 대표와 총리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