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른바 상호관세에 대해 위법 판결을 한 뒤 미국 주요 기업들이 빠르게 관세 환급금을 수령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S&P500지수 편입 기업 가운데 40곳 이상이 총 96억달러(약 13조6000억원) 규모의 관세 환급금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최소 21억달러는 이미 현금으로 수령을 완료했다.
또 관세국경보호청(CBP)에 접수된 환급 신청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25만2000건을 넘어섰다. CBP가 현재 처리 중인 환급금 규모만 총 1287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별로 기술 하드웨어 업종의 환급액이 25억달러로 가장 크다. 특히 애플이 전체의 90% 수준인 약 22억달러를 환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키(9억8600만달러), 페덱스(약 8억달러), 아마존(6억4000만달러), 제너럴모터스(GM·5억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애플은 환급금 덕분에 최근 분기 주당순이익(EPS)이 11센트(전체 이익의 약 5%) 상승하는 효과를 봤다. GE헬스케어 역시 최근 분기 EPS(1.24달러) 중 18센트가 환급금 효과라고 밝혔다. GE헬스케어는 1억700만달러를 수령한 데 이어 3800만달러를 추가로 받을 예정이다.
일부 기업은 관세 환급금을 고객에게 돌려주거나 제품 가격 인하에 활용할 방침이다. 페덱스가 환급받은 8억달러를 화주와 소비자에게 순차 지급하기로 했고 코스트코도 어떤 형태로든 고객들에게 환급금을 돌려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마존은 특정 고객 추적이 어려운 경우 제품 가격을 낮게 유지하는 재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중장비 제조업체 캐터필러는 3억9200만달러의 관세 환급 이익을 장부에 반영했지만 올해 납부해야 할 관세가 22억달러에 달해 추가로 부담해야 할 관세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관세 환급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한 관세에 대해 연방대법원이 올초 의회의 승인을 받지 않은 세금은 의회 권한을 침해한 위법행위라고 판결하면서 시작됐다. 대법원 판결 이후 연방국제무역법원이 정부에 환급 절차를 명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