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을 소용돌이 속으로 밀어넣고 있다. 미국의 재정 적자 확대에 따른 국채 발행 물량 부담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장기채 매도세를 부채질하는 가운데 일본 국채 금리가지 3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글로벌 자금시장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3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이날 장중 연 5.33%대까지 오르면서 2007년 6월 이후 19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글로벌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도 연 4.75%까지 오르면서 19개월 만에 최고치를 고쳐썼다.
미국 정부의 고질적인 재정 적자와 구조적인 물가 압력이 국채 금리를 밀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 재무부가 조 단위 적자를 메우기 위해 장기 국채를 대량 쏟아내는 가운데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과 인공지능(AI) 대기업들의 대규모 채권 발행까지 맞물리면서 시장의 국채 소화 능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진단이 나온다.
단기적인 경기 지표 악화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장기화와 재정 건전성 우려가 초장기물 금리를 빠르게 밀어 올리는 모양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 재무부가 전날 집계한 국가부채는 39조9000억달러(5경6338조원)로 이번 주 40조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미국 의회 산하 의회예산국은 올해 미국 연방정부가 부담해야 할 연간 국채 이자 비용이 1조달러를 넘어서면서 국방부 예산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발 금리 충격은 오랜 기간 세계 최저 금리의 보루 역할을 해온 일본 채권시장으로도 옮겨붙은 상태다. 이날 일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장중 연 2.95%까지 오르면서 1996년 이후 3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본 국채 30년물 금리도 연 4.14%선을 넘어섰다.

일본 국채 금리의 발작은 미국 채권시장의 투매 압박 외에 일본 내부 변수도 복합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커진 데다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정부의 감세 및 재정 지출 확대 정책에 따른 국채 발행 증가 전망이 시장을 자극했다.
유럽시장에선 독일과 프랑스의 장기 국채 금리도 각각 2011년과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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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국채 금리 급등은 일반적으로 각국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 확대로 해석된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전쟁 장기화, 이에 따른 글로벌 에너지 공급 차질 우려와 인플레이션 조짐, 각국의 확장적 재정정책에 따른 국채 발행 증가 가능성 등이 맞물리면서 시장 투자자들이 장기채 보유에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월가 전문가들은 미국 국채를 필두로 한 글로벌 채권 금리 동반 급등이 글로벌 자금 흐름의 대변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일본 국채 금리 급등은 그동안 주로 해외 자산에 투자됐던 일본 자금이 자국 내 투자로 방향을 틀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미 국채를 흔들 수 있다.
시장 관계자는 "미국 국채가 쏘아 올린 초장기 금리 상방 압력이 전 세계 금융시장의 자금 조달 비용을 압박하고 있다"며 "미 재무부의 발행 기조와 각국 중앙은행의 매파적 대응 여부가 당분간 글로벌 시장의 최고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