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대홍수' 마을 다 휩쓸렸는데 남은 작은 집…노부부가 200명 품었다

'네팔 대홍수' 마을 다 휩쓸렸는데 남은 작은 집…노부부가 200명 품었다

이재윤 기자
2026.08.30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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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대홍수]

네팔 대홍수 피해지역에서 거동이 불편한 노부부의 집이 200명이 넘는 이재민의 피난처가 됐다. 사진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네팔 누와코트 데비가트 지역에서 홍수 발생 이후 구조대원들이 불도저를 이용해 고립된 주민들을 이송하고 있는 모습./AFP=뉴스1
네팔 대홍수 피해지역에서 거동이 불편한 노부부의 집이 200명이 넘는 이재민의 피난처가 됐다. 사진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네팔 누와코트 데비가트 지역에서 홍수 발생 이후 구조대원들이 불도저를 이용해 고립된 주민들을 이송하고 있는 모습./AFP=뉴스1

네팔 대홍수 피해지역에서 거동이 불편한 노부부의 집이 200명이 넘는 이재민의 피난처가 됐다.

29일(현지 시간) 네팔 카트만두포스트에 따르면 누와코트 비두르시 다빌레의 한 산비탈에는 프렘 바하두르 타망(Prem Bahadur)과 아내 마이야 타망(Maiya Tamang) 부부가 사는 작은 집 한 채가 남아 있다. 지난 26일 보테코시강에서 발생한 대홍수로 주변 마을과 도로, 학교 등이 휩쓸렸지만 산비탈에 자리한 이 집은 화를 피했다.

카트만두포스트는 아직 정부기관의 지원이 제대로 닿지 않은 피해 지역에서, 폐허 속 유일하게 온전히 남은 이 부부의 집이 이재민들에게 '작은 피난처'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홍수가 닥친 당일 인근 우타르가야 공립중등학교에서 대피한 학생과 교사 31명이 이곳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이후 실종된 가족을 찾아 피해 지역으로 온 주민들이 몰리면서 부부의 집은 자연스럽게 임시 대피소가 됐다. 매일 15~20명이 이곳을 찾고 있으며 지금까지 200명이 넘는 사람이 물과 음식을 얻거나 잠을 잤다.

부부는 다른 사람을 돌보기 넉넉한 형편은 아니다. 프렘 바하두르는 척추를 다쳐 지팡이에 의지해야 겨우 움직일 수 있고, 마이야 역시 왼쪽 다리가 불편하다. 부부는 정부 지원금에 의존해 가정을 꾸려가고 있다. 프렘 바하두르는 매달 노령 수당 3000루피, 마이야는 2000루피를 받고 있으며 자녀들이 가끔 보내주는 돈으로 생활하고 있다. 네팔 노령 수당은 68세 이상 노인에게 지급된다.

산비탈 밭에서 농사를 짓지만 수확한 곡식만으로는 1년을 버티기 어렵다고 한다. 그럼에도 부부는 집을 찾아오는 홍수 이재민들을 돌려보내지 않고 있다. 마이야는 거동이 불편한 몸으로 직접 밥을 짓고, 일부 이재민은 부엌을 빌려 스스로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마이야는 "평소라면 누구나 자기 집에서 밥을 해 먹을 수 있다"며 "이럴 때 서로 도와야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 집에는 집을 잃은 친척 가족과 실종자 가족들도 머물고 있다. 마이야의 시동생 주한랄 타망은 홍수로 집을 잃었고 손자는 보테코시강에 휩쓸려 여전히 실종 상태다. 하리바하두르 라이 역시 집이 떠내려가고 아내와 손녀, 장인·장모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채 이곳에서 머물고 있다.

마이야는 "작은 집이지만 안팎에서 함께 먹고 자며 기쁨과 슬픔을 나누고 있다"면서도 "쌀과 렌틸콩이 며칠치밖에 남지 않았다. 식량이 지원된다면 찾아오는 사람을 굶겨 돌려보내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부의 아들도 홍수로 생계 수단을 잃었다. 둘째 아들 붓다는 홍수가 발생한 지역에서 오토릭샤(삼륜차)를 운전해 부모의 생활비를 보탰지만 이번 홍수로 차량과 도로가 모두 휩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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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윤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이재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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