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간선거] 유력 후계자 밴스, 이란 전쟁 책임론에 타격
루비오·디샌티스·크루즈 등 경쟁자 부상…트럼프 노선 계승 여부가 경선 쟁점으로

공화당이 이번 주 중간선거에서 세대교체 수준의 참패를 당하면서 당내에서 책임 공방이 시작됐다. 2028년 대선을 향한 공화당 내부의 권력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후계자로 꼽혀온 JD 밴스 부통령이 선거 패배의 책임론에 직면한 가운데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론 디센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등 잠재적 대선 주자들도 차기 대권을 겨냥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밴스 가장 유력…활발한 유세·트럼프 선긋기
4일(현지 시간) 공화당의 차기 대선 후보 선두 주자로 꼽히는 JD 밴스 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이란 전쟁에 선을 그었다. 그는 이란 전쟁을 패배의 원인으로 꼽았다. 이번 중간선거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심판 성격이 강한 만큼, 관련 책임론에서 거리를 두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폭스뉴스는 이날 밴스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에 실망한 지지층을 결집해 2028년 차기 미국 대선을 겨냥한 '뉴라이트'(신우파) 연합 구축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앞서 더힐은 1일 "밴스 부통령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못지 않게 바쁜 유세 일정을 소화했다"며 "밴스 부통령의 차기 대선 출마가 거의 확실시되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더힐은 밴스 부통령이 지난달 29일 텍사스 유세 현장에서 공화당 지지자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당시 밴스 부통령은 "내가 아메리칸 드림"이라며 불우한 가정환경을 딛고 성공한 자신의 서사를 강조하기도 했다. 밴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자 '미국 우선주의' 노선을 계승할 인물로 평가받아 왔다.
그러나 오하이오 등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지역구에서도 주요 선거에서 승리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게 뼈아픈 지점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참패는 밴스 부통령에게 최악의 시나리오에 가깝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전 민주당 대통령의 백악관에서 참모로 일했던 메건 헤이스는 "밴스 부통령이 2028년 대선에 출마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높다"며 "좋든 싫든 이 정부는 트럼프-밴스 행정부"라고 말했다.
루비오·디샌티스·크루즈도 있다
밴스 외 다른 공화당 인사들에게도 관심이 모인다.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마코 루비오 장관은 유력한 후보로 거론돼 왔다. 국무장관과 국가안보보좌관 등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직책을 맡고 있어 외교 현안 대응 능력을 부각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다만 그는 밴스 부통령이 출마하면 지지하겠다고 밝혔으며, 공개적으로는 대선 출마 의사를 내비치지 않고 있다.
2028년 대선 출마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밝혀온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도 공화당 내에서 드물게 비교적 선전한 플로리다의 성과를 내세워 자신이 당의 정당한 후계자라는 점을 부각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내년 임기가 끝나 주지사직에서 물러날 예정으로, 이후 전국 단위 정치 행보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특히 선거에 앞서 유권자들이 정부 부패를 주요 우려 사항으로 꼽았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의원들의 주식 거래를 금지하고, 이 금지 조치를 행정부까지 확대하라고 의회에 요구했다. 이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게 정가의 해석이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전쟁부) 장관을 물러나게 하고 그 자리에 디샌티스 지사를 낙점할 거란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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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드 크루즈 텍사스주 상원의원도 대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그는 최근 밴스 부통령의 대외정책과 이란 문제 대응을 비판하며 공화당이 어떤 외교 노선을 취할지를 둘러싼 논쟁에 불을 지폈다. 공화당 내부에서는 해외 개입을 경계하는 고립주의와 미국의 국제적 역할을 강조하는 전통적 보수주의 사이의 노선 갈등이 차기 경선의 주요 쟁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AP통신은 "공화당 측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하는 것을 꺼려왔던 당내 인사들에게 트럼프의 지도력에서 벗어나 새로운 인물을 배출하는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