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투초대석] 이환균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
"세계 3대 정보기술(IT) 업체 한 곳이 아시아본부를 인천경제자유구역에 세울 겁니다."
최근 개청 3주년을 맞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이환균 청장은 2일 그동안 노력이 내년부터 싹을 틔우기 시작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까지 유치한 외자도 양해각서(MOU) 체결분까지 합하면 300억달러에 육박해 결코 작은 규모가 아니다.

이 청장은 인천경제자유구역이 동북아 경제중심이자 우리나라의 성장축으로 자리잡으려면 보다 과감한 규제개혁과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느새 3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의 성과는.
▶본계약 기준으로 15건의 외자 유치가 성사됐습니다. 금액으로는 150억달러 정도 됩니다. 양해각서(MOU)를 맺은 것도 140억달러어치입니다. 세계 3대 IT업체의 하나가 아시아본부를 인천경제자유구역에 세울 예정입니다. 다른 세계적 기업들도 많습니다.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습니다만 그동안 노력한 것이 내년부터 하나씩 싹을 틔울 겁니다.
―아직 회의적인 시각이 있는 것같습니다.
▶지난 3년간 도로 등 인프라를 닦고, 각종 규제를 개선하는 한편 인천을 세계에 알리는 데 주력했습니다. 앞으로 송도 쪽은 고부가가치 산업 중심으로, 청라지구는 스포츠·레저·국제금융 쪽으로 가게 될 겁니다. 우리 목표는 2020년 완성입니다. 2010년까지는 75% 정도가 완성될 것입니다. 그때가 되면 실물이 눈에 들어올 것입니다. 하나의 도시가 만들어지는 것이죠.
―홍콩이나 상하이, 두바이도 외자유치에 적극적입니다. 인천의 강점이 있나요.
▶인천이 홍콩, 싱가포르, 두바이보다 훨씬 좋습니다. 특히 '중국 접근성' 측면에서 유리합니다. 세계적 기업들이 눈독을 들이는 중국 해안지대가 비행기로 1시간반 거리에 있습니다. 또 지난해부터 중국 성장의 중심축이 상하이에서 동북 3성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입지 측면에서 인천이 경쟁 도시보다 유리합니다.
더구나 북한도 점점 열릴 겁니다. 그렇게 되면 대륙으로 바로 연결이 됩니다. 인천은 서울과도 가깝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국제공항이 있고 항만도 있습니다. 인천국제공항은 고객만족도에서 아시아 최고 수준입니다. 기후도 두바이 등보다 훨씬 좋습니다.
―중국에 진출한다면 본토로 가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반드시 그렇진 않습니다. 중국에 바로 들어가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는 고급인력이 많습니다. 또 중국보다 능률적이고 세련됐습니다. 한국은 작지만 매력적인 나라입니다. 중국과 한국은 시장이 구분돼 있다고 봐야 합니다. 비용을 줄여야 하는 제조업은 중국으로 가야 합니다. 반면 고부가가치 산업은 한국이 유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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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 핵실험 영향은.
▶외국인들이 (투자를) 실행하지 않고 주춤거리는 모습이 있지만 일시적이라고 봅니다. 단기적으로 불안감이 있지만 투자할 것을 안하는 것이 아니라 관망하는 정도입니다.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 것같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물리적 충돌은 없을 것으로 봅니다. 주변국 가운데 이를 바라는 곳이 하나도 없지 않습니까.
―수도권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자주 지적하셨는데.

▶현재 인천경제자유구역도 수도권 규제에 묶여 있습니다. 이 때문에 국내 기업들이 못 들어오고 있습니다. 외국인들은 국내 기업들과 함께 크길 원합니다. 현지 기업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정보를 교환하고 협력하고 싶어 하는데, 그게 안되고 있습니다. 외국 기업에는 세제혜택이 있지만 국내 기업에는 안해 줍니다. 외국에는 경제자유구역에 들어가면 내외 구분 없이 세제혜택을 줍니다.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은 규제 완화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물론 수도권이 너무 밀집돼 규제가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경제자유구역은 자유롭게 풀어줘야 합니다. 싱가포르, 홍콩, 상하이 등과 경쟁해야 하는데 수도권 규제를 유지해서는 이겨낼 수 없습니다.
청장을 맡을 때부터 경제자유구역은 대한민국 영토로 생각하지 말라고 주장했습니다. 개발연대 당시 만들어진 법률을 선진국형 경제자유구역에 적용하면 성공할 수 없습니다. 선진국 수준에 맞는 규제로 끝내야 합니다. 우리나라 행정규제는 선진국과 비교해 엄청나게 많습니다. 이를 다 털어내야 합니다. 정부 부처의 이기주의, 국회의 지역이기주의 때문에 이것이 고쳐지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것 아닌가요.
▶하려면 확실히 해야 합니다. 외국기업들을 유치하지 않고서는 먹고 살 방법이 없습니다. 반드시 해야 합니다. 경제자유구역이 힘을 얻으려면 대통령 또는 국무총리 직속 기구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각 부처와 협조하기가 쉽습니다.
지금은 경제자유구역에 대한 관심도가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두바이는 통치자가 진두지휘합니다. 싱가포르도 총리가 직접 나섭니다. 상하이도 베이징 중앙정부에서 지휘합니다. 우리도 대통령이나 국무총리가 경제자유구역에 많은 관심을 보여야 합니다. '경제자유구역이 우리 다음 세대를 먹여 살릴 성장엔진'이라는 확고한 신념이 없으면 이 사업은 성공할 수 없습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완성되면 그 이후 과제는.
▶지금은 북미와 유럽이 세계 경제를 끌고 나갑니다. 제 구상은 동북아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는 겁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유럽연합(EU) 등과 경쟁할 수 있는 경제권으로 만들자는 겁니다.
대신 국가간 협력이 아니라 도시간 협력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해안선을 따라 도시를 연결하자는 거죠. 정치적 문제는 전혀 없습니다. 비즈니스 차원에서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습니다. 그런 큰 경제권을 만들려는 구상입니다. 그 구상이 이제 시작 단계에 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