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투초대석] 김문수 경기지사, "수도권 규제 풀어야"

"국가가 기업을 선택하는 시대가 아니라 기업이 국가를 선택하는 시대입니다."
정부의 하이닉스 이천공장 증설 불허 결정에 반대하고 있는 김문수 경기지사의 일성이다. 그는 정부가 더 이상 규제하지 말고 관료 보다 우수한 기업인에게 맡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지사는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명목으로 진행되는 '파이 나누기'식 정책은 하향 평준화만 이끌 것이라고 경고한 후, 고루 잘 살기 위해서는 수도권 규제를 오히려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하이닉스의 이천공장을 불허한 것은 환경오염 우려 때문 아닌가요.
▶구리 배출이 문제인데 전문가들도 (정부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사실 놋그릇, 치아를 치료하는 아말감 주성분의 62%가 구리입니다. 이걸 해롭다고 못하게 하면 됩니까. 하이닉스는 배출수에 포함된 구리를 규제치의 0.8%인 리터당 0.008㎎으로 계획하고 있고, 이보다 낮은 0.005㎎ 미만으로도 처리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팔당 상수원보호지역이라고 해서 배출량에 관계없이 전면 규제한 환경부 고시는 잘못된 것입니다.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이미 의원입법으로 개정안이 제출돼 있습니다.
―'정치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균형발전 논리도 일견 타당한 것 아닙니까.
▶(정부가 허용하겠다는) 청주시 인구는 63만명이고 이천시는 19만명입니다. 하이닉스 옆은 전부 논·밭입니다. 이천은 농업지역이에요. 균형발전이라면 청주에 있는 공장을 이천으로 옮기는 것이 맞습니다. 이천시가 경기도에 있다는 이유로 역차별을 당하는 것입니다.
―그렇더라도 정부가 이미 결론을 낸 상태입니다.
▶상황은 끝나지 않았고, 이제부터입니다. 반도체 양산동(차일드팹)은 어디에 가도 상관이 없지만 연구·개발(R&D) 시설과 시험동(머더팹)은 반드시 이천에 유치돼야 합니다. R&D 인력은 석·박사급으로 2000명 이상입니다. 청주로 옮기면 이들 인력이 다 그만둔다고 회사 측은 말합니다.
―수도권 규제 정책은 어떻게 보십니까.
▶수도권 규제는 하향 평준화로 가자는 겁니다. 누구 것을 빼앗아 내가 잘 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사고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사는 도시는 울산인데, 자동차와 조선 때문입니다. 포항은 제철이고 창원과 광양도 결국 산업을 일으켜 잘 살게 된 곳입니다. 이런 문제로 논쟁하는 나라는 우리밖에 없을 겁니다.
―파이를 우선 키우자는 말씀이신가요.
▶그렇습니다. 자유시장경제는 누구를 묶는 것이 아닙니다. 그 원리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공산국가로 가야 합니다. 북한도 자영업을 허용하고 땅을 나눠주면 잘 살게 됩니다. 자기 것이 생기는 순간 열심히 일하게 됩니다.
―충북이나 충남지사를 맡으셨더라도 같은 입장을 견지할 수 있을까요.
▶전북 지사에게 "새만금은 농지가 아닌 공장용지로 사용하는 것이 낫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외국대학 유치가 안돼 우리나라 학생이 중국으로 유학가는 시대가 됐습니다. 교육정책도 중국보다 훨씬 규제가 심하다는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끝난 이야기를 가지고 설익은 이념논쟁만 되풀이 되는 상황입니다.
독자들의 PICK!
―대선 후보들에게 수도권 규제 완화 등을 공개제안할 계획이라고 들었습니다.
▶경기도는 국가적 과제를 많이 갖고 있습니다. 규제 완화뿐 아니라 서해안 개발과 DMZ 활용방안 등 경기도의 현안을 대선주자들에게 제시해 공약으로 채택되도록 할 계획입니다. 경기도에 한정되지 않고 대한민국의 경쟁력과 관련된 과제입니다.
―'대수도론'도 수도권 규제 완화의 연장선에 있습니까.
▶대수도론은 통합행정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자는 취지입니다. 규모의 경제로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것으로, 대한민국의 사활이 걸린 문제입니다. 다른 지역도 '대호남' '대충청' '대영남' 등으로 통합해야 합니다. 수도권 규제정책을 수도권 계획관리정책으로 전환하고 지방은 특성화로 발전을 꾀해야 합니다.
―경기도 분도론에는 반대하시겠네요.
▶경기도 분도는 경기도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저하시킵니다. 경기도는 도쿄와 상하이 베이징 등 동북아 주요 도시와 경쟁하고 있습니다. '분도론'은 대표적 포퓰리즘이고 인기에 영합하는 주장입니다.
―경기도정을 맡은 지 7개월이 지났습니다. 올해 추진 중인 중점 사업은.
▶경기도는 대한민국의 성장엔진입니다. 취임 후 현장 중심의 규제 혁파에 매진했고 성과가 보이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LG전자 팬택 한미약품 일동제약의 공장 증설을 허용했습니다. 이로 인한 투자규모는 3500억원, 직·간접 고용창출 인원은 1700명에 달합니다.
올해 중점시책은 역시 경제 살리기입니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과 투자 촉진책을 지속적으로 펼칠 계획이며 오는 7월 서울과의 환승할인제 시행 등 교통대책도 대폭 정비할 계획입니다.
―'명품신도시'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만.
▶기존 신도시와 차별화되는, 친환경·저밀도의 자족기능을 갖춘 도시를 만들자는 겁니다. 경기도 땅은 서울보다 17배 넓습니다. 1000만평 규모의 대규모 신도시 4곳을 건설하기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전문가 및 관계기관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습니다. 올해 5월까지 신도시 후보지 및 우선순위를 정하고 12월 예정지구를 지정한 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사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입니다.
―4월에 열리는 '세계도자기 비엔날레'가 4회째를 맞습니다.
▶1000년이 넘는 한국의 역사와 문화·문명을 재현하고, 도자기산업의 발전을 위해 열리는 행사입니다. 올해 예산이 삭감됐지만 전시와 박람회 기능을 조화시켜 적은 예산으로도 효율적인 비엔날레를 개최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단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