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채권·외환시장 이어 유럽 증시까지 영향권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우려가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부분 만기 연장이 될 것이라는 낙관론도 힘을 잃었다.
미국 증시와 채권·외환시장, 유럽 증시까지 서브프라임 폭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 서브프라임 모기지 업체, 연쇄 파산 위기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크레디티드 홈 렌더스는 올들어 1억9000만달러가 넘는 마진콜(투자손실로 증거금이 부족해져 이를 채워넣는 것)을 지불한 후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회사측은 비용부담을 줄이기 위해 인력을 감축키로 했으며, 연간 실적 보고서 제출 시기를 연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에 아크레디티드의 주가는 한때 57% 하락하기도 했다.
파산 위기에 몰린 뉴센추리는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뉴센추리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조사를 착수했으며, 캘리포니아 주 검찰로부터 증권거래법 위반과 분식회계 혐의로 소환장을 받았다고 밝혔다. SEC는 뉴센추리의 상장 폐지를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뉴센추리는 SEC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모간스탠리와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등의 투자 은행들이 뉴센추리가 모기지채권을 담보로 발행한 자산유동화증권(ABS)에 대한 환매수를 요청하고 있지만 되사줄 만한 자금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 서브프라임 연체율 4년래 최고
지난해 4분기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연체율이 4년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모기지은행협회(MBA)는 2006년 4분기 전체 모기지 연체율이 4.95%로 지난 2003년 2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특히 서브프라임 연체율은 13.33%로 2002년 3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체율은 모기지 차입자 가운데 최소 30일 이상 원리금을 납입하지 못한 이들의 비율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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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A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더그 던컨은 "미국 경제와 고용시장이 견조한 흐름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4분기 주택시장 둔화세는 계속됐다"고 말했다.
◇ 주식도, 채권도 서브프라임 영향권
뉴욕 증시에서 주가가 급락했고 채권·외환시장에서는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242.66 포인트(1.97%) 하락한 1만2075.96로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51.72 포인트(2.15%) 하락한 2350.57, S&P 500은 28.65 포인트(2.04%) 하락한 1377.95를 각각 기록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전 금융권으로 확산될 것이란 불안감이 주가를 짓눌렀다. 미국의 2월 소매 판매가 월가의 예상보다 부진, 경기 불안감을 자극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우려 때문에 금융주들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 씨티그룹이 3%, JP모건이 4.1%,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3.2% 하락했다.
주택건설업체 주가도 크게 하락했다. 대표적인 주택건설업체 호브나니언 주가는 7.6% 하락했다.
유럽증시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서브프라임 영향으로 직접적인 실적 악화 우려가 제기된 금융주가 약세를 주도했다.
영국 FTSE100지수는 전일대비 72.1포인트(1.2%) 떨어진 6161.2를, 독일 DAX30지수는 91.5포인트(1.4%) 밀린 6623.99를 기록했다. 프랑스 CAC40지수도 63.13포인트(1.2%) 하락한 5432.94로 거래를 마쳤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우려가 높아지면서 달러화 가치는 하락하고, 채권 금리도 떨어졌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16.65엔을 기록, 전날(117.63엔)보다 0.98엔 하락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부실이 확산 추세를 보이면서 위험자산 기피심리를 자극, 위험자산에 투자됐던 엔케리 자금이 청산될 것이란 기대로 엔화가 강세를 보였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재무부 채권 수익률은 전날보다 0.059%포인트 하락한 연 4.49%를 기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재무부 채권 수익률은 0.109%포인트나 하락한 연 4.52%를 기록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안전자산인 국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