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 상장, 세명의 해결사+세번의 위기

생보 상장, 세명의 해결사+세번의 위기

서명훈 기자
2007.04.27 13:36

생보사 상장 논의 과정 재구성해보니

금융감독위원회가 27일 유가증권 상장 규정 개정안을 승인함에 따라 생명보험회사 상장 문제가 일단락됐다. 이에 따라 국내 보험사들도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이번 생보사 상장 논의 과정을 지켜보면 유독 ‘3’이라는 숫자와 연관이 깊다. 먼저 지난 99년과 2003년에 이어 삼수 끝에 상장 문제가 매듭지어졌다. 또한 금융감독 당국과 상장자문위원회, 생보협회 등 3각 체제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갔다.

◆ 생보사 상장 숨은 주역 3인방= 생보사 상장 문제가 과거와 달리 감정적 대응이 아니라 이성적 논리 대결로 해결될 수 있었던 것은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과, 윤용로 부위원장, 김용환 증선위 상임위원 이들 3인방의 역할이 컸다.

윤 위원장은 흔들림없는 소신으로 생보사 상장 문제를 밀어붙였다. 2005년 7월, 당시 윤 위원장은 "생보사 상장에 대해서는 90년대초 자산재평가를 시행할 때 이미 상장을 전제했으며 재무 구조가 우량한 생보사 등이 상장되면 자본시장 발전에 크게 기여한다고 생각한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상장 문제를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처음 밝혔다.

이후 윤 위원장은 “생보사 상장 문제를 정치적 논리로 접근해선 안된다”며 상장자문위에 힘을 실어줬다. 올해 1월에는 "보험업계 스스로 그간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생보사들이 상장에 맞춰 적극적인 사회 공헌 활동에 나설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윤 위원장이 이처럼 소신있게 밀고 나갈 수 있었던 것은 윤용로 부위원장의 치밀한 내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윤 부위원장은 드러나진 않았지만 뒤에서 묵묵히 법적 검토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이론적 토대를 끊임없이 제공했다. 윤 위원장이 스케치를 했다면 윤 부위원장은 뒤에서 색깔을 입히는 역할을 수행했다.

실무 최고책임자인 김용환 상임위원의 공도 크다. 상장논의가 처음 시작될 당시 감독정책2국장을 맡으며 여러 아이디어로 난관을 극복했다. 중립적 인사들로 상장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당국이 아닌 증권거래소 산하에 설치하자는 아이디어도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

◆ 세 번의 고비 ‘정면돌파’= 오늘에 이르기까지 고비도 많았다. 담당 실무자들은 상장규정이 개정되기까지 3번의 고비가 있었다고 회상한다.

첫 번째 고비는 상장자문위가 구성되면서 바로 찾아왔다. 시민단체 등에서 자문위 구성을 문제 삼고 나선 것. 자문위 구성에 문제가 있는 만큼 논의 결과도 신뢰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자문위원들은 결과로서 모든 걸 말하겠다며 뚫고 나갔다.

10월 정기국회 역시 고비였다. 생보사 상장과 관련된 질문이 쏟아졌고, 일부 의원들은 노골적으로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정치권에서 생보사 상장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자 시민단체의 반대는 더욱 심해졌다. 특히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열리려던 공청회가 무산되면서 긴장감은 극에 달했다.

마지막 관문은 공익기금 출연 문제. 상장과 공익기금 출연이 직접적으로 연계된 것은 아니었지만 별개의 문제라고 보기도 힘든 것이 사실이다. 공익기금 출연 논의가 계속 벽에 부딪히고, 일부 외국계 보험사는 공익기금 출연 거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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