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연금 포함 '동반개혁' 요구 목소리 커질 듯
국민연금 개혁 과제가 숱한 논란만 남긴 채 차기 정권으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6월 임시국회 처리도 사실상 힘들게 됐기 때문이다. 9월 정기국회가 남아 있지만 대선이 임박한 시점에서 정치권이 민감한 국민연금 개혁에 매달릴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또 내년 4월에는 총선이 예정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민연금법 개정은 차기 정부와 18대 국회의 몫으로 돌아갈 공산이 크다. 자연스럽게 공무원연금 등 특수직연금 개혁 논의도 재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 '나몰라라'='더 내고(12.9%) 덜 받는(50%)' 방식의 정부안이 3월 국회서 부결되자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은 지난 4월19일 '그대로 내고(9%), 덜 받는(40%)'식의 재정안정화 방안에 합의했다. 내년에만 2조4000억원이 투입되는 등 막대한 예산지출이 수반되는 기초노령연금법만 덩그러니 통과시킨데 대한 비난여론을 의식해서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사학법과 연계시키면서 합의안의 4월 국회 처리도 무산됐고 '공'은 6월 국회로 넘겨졌지만 현재까지 한발짝도 진전되지 않고 있다. 특히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사퇴하면서 국민연금 개혁 이슈는 아예 '관심 밖'으로 치부되는 형국이다.
지난 14일 열린 변재진 복지부 장관의 인사청문회 때도 국민연금 개혁에 관한 질문 자체를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변 장관을 필두로 복지부에서 "이번에는 통과시켜 달라"고 읍소하고 있지만 '대답 없는 메아리'에 불과한 실정이다.
결국 정황을 볼때 국민연금 개혁 과제는 차기 정권과 국회에서 원점에서 재논의될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다.
복지부 간부는 "사실상 6월 국회가 참여정부에서 개혁안을 처리할 마지노선인데 정치권의 무관심으로 좌초될 위기에 놓여 있다. 지금 안되면 정치 상황을 볼때 1년 후쯤에나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답답해했다.
◇일괄 개혁 요구 커질 듯=연내 국민연금 개혁이 힘들어지면서 '선(先) 국민연금 개혁→후(後) 특수직연금 개혁' 이란 정부 일정표도 헝크러질 공산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국민연금 개혁 성과를 명분으로 공무원, 교직원, 군인 등 조직화된 특수직연금 대상자를 설득하려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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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차지 정권에서 재점화되면 '동반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 커질 것이 확실시 된다. 이미 상당수 학자들과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선 특수직연금 개혁' 또는 '동시 개혁'을 주문하고 있기도 하다.
특수직연금 재정은 이미 고갈돼 국민세금으로 보충해주고 있지만 국민연금은 현재대로라도 먼 미래인 2048년에나 기금이 바닥날 것으로 예상돼 있다는 점에서 명분은 충분하다.
박시종 열린사이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특수직연금은 정당성이 결여된 정권이 정권유지 차원에서 특혜성으로 도입한 제도로 재논의할 때가 됐고, 국민연금과 단일제도로 운영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어느 정치집단이 정권을 차지하더라도 지지율이 높고 개혁동력이 충분한 정권초기에 특수직연금까지 포함해서 일괄개혁을 하는게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커져가는 국민 불신=국회가 미적거리는 가운데 국민연금 제도 자체에 대한 불신은 눈덩이 처럼 커져 가고 있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합의안을 적용할 경우 가입자가 60세 이후에 받게 되는 연금액이 뚝 떨어져 '용돈연금' 수준 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에서다. 월소득 200만원을 기준으로 했을때 신규 가입자는 20년 후 현재 월 57만원에서 43만원으로 연금액이 줄어들게 돼 있다. 국민연금만 갖고서는 노후 보장이 안된다는 점이 더욱 분명해진 것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연금 조기개혁을 주문해왔던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사학연금 '갈아타기'는 열악한 국민연금의 실상을 확인시켜주는 계기로 작용했다. 네티즌들은 KDI의 무책임함을 비난하면서도 "그동안 냈던 국민연금 보험료를 전액 환불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고 국민연금에 대한 원초적인 불신감을 피력했다.
시민단체에서도 "광범위한 사각지대는 그대로 둔채 재정안정에만 매달려 국민연금 가입자에게 고통분담만 요구하는 요구하는 현재 방식은 재론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참여연대와 민주노총 등 시민·사회단체는 최근 '연금제도 정상화를 위한 연대회의'를 발족시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