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영향력 커졌어도 외인 왜 매도할까 고민해야
"외국인의 매매종목에 관심을 기울여라."
그동안 외국인이 매수한 종목은 크게 올랐기 때문에 나온 얘기다. 그러나 최근들어 외국인에게 의지하는 전망이나 분석이 점점 힘을 잃고 있다. 기관이 외국인을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관은 자금력에서 외국인을 앞서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말 국내 주식형 펀드 수탁고는 46조5000억원에서 13일 현재 68조원까지 증가했다. 46.1%의 증가율로 주식형 펀드 수탁고 증가율은 다른 나라에 비해 압도적으로 빠르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질적인 자금 유입 규모가 아니라 재투자가 포함된 수탁고 증가율이라는 점과 국가간 비교 시점이 상이하다는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한국의 펀드 투자 붐은 남다르다"고 말했다.
자연히 외국인의 매도에 대해 그리 놀랄 필요가 없다는 반응이다. 주식시장은 원래 국내편중현상(Home Bias)이 강한 자산시장이다. 외국인들이 정보를 많이 가진 옛날과도 다르다. 국내 기관투자가 자금력을 확보함에 따라 정보에서도 우위를 자랑하고 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고 해외 증시와의 밸류에이션 비교로 한계를 정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외국인에 휘둘렸던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주가는 하락해야 한다. 외국들이 정해놓은 한계를 따르는 것이 국제화는 아니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 역시 "증시 수급의 키가 투신 등 국내투자자로 넘어온 지 오래여서 외국인 매도에 맞설 수 있는 대항마는 이미 마련됐다"며 "외국인의 매도가 시장 이탈적인 수준이 아니라면 국내 증시를 흔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이 대규모 매도세를 펼쳤지만 주가 급등으로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외국인의 엇박자 매매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보유 포트폴리오는 시장의 흐름을 잘 따라가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왜 팔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은 필요하다. 여전히 외국인은 한국시장에서 가장 비중을 많이 차지하는 투자주체이기 때문이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외국인은 776조7249억원의 시가총액의 35.16%인 273조924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개인은 21.98%를 보유하고 있고 기관은 비중이 높아졌지만 20.80%에 불과하다.
대우증권은 금리 대비 주식의 상대적 매력도를 측정할 수 있는 기대수익률 차이(Earnings Yield Gap)로 한국이 대만보다 매력적인 투자처가 아님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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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효섭 대우증권 시황팀장은 "주가수익배율(PER)상 한국 증시가 매력적이지만 기대수익률 차이상으로는 대만이 보다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말했다. 외국인이 올해 들어 한국에서 2억달러를 순매도한 반면 대만에서 103억달러를 순매수한 것은 이 같은 이유때문이다.
한 팀장은 "시중 유동성 팽창에 대한 우려로 한국은행이 추가적인 콜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기대수익률 차이는 더욱 축소될 것"이라며 "이는 채권투자 매력도를 높여 주식시장의 상승 속도에 대한 부담감을 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계획한 포트폴리오에서 어느 한 부분이 높아지면 그 부분을 줄여야 한다. 비중조절과 자산배분은 외국인의 전유물이 아니다. 기관투자가도 포트폴리오 조정을 하고 개인들 역시 자신의 자산배분을 적절히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