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 뺀 '반값 골프장' 성공할까?

거품 뺀 '반값 골프장' 성공할까?

송기용 이상배 기자
2007.07.30 18:14

시설규제 완화·공급확대 불구 현행 세제 유지…실효성 의문

정부가 여행수지 적자 해결책으로 '반값 골프장'이라는 야심작을 공개했다. 지금의 반값 수준에 이용 가능한 대중(퍼블릭) 골프장을 만들어 해외로 떠나고 있는 골프 수요를 국내로 돌리겠다는 구상이다. 요트·크루즈 등 고급 해양레저산업 육성책도 제시했지만 30일 발표한 '2단계 서비스산업 경쟁력강화 종합대책'의 핵심은 '반값 골프장'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경작환경이 열악한'이라는 전제를 달아 엄격히 금했던 농지의 골프장 전용을 허용하고 각종 세금과 부담금 감면 혜택도 제공하기로 했다. 그러나 골프수요가 수도권 등 일부지역에 편중된데다 회원제 골프장에 대한 세금감면 혜택을 배제한 이번 정책이 해외로 나가는 골퍼를 붙잡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골프장 이용료 반값으로 내린다= 현재 골프장 이용료(그린피)는 지역과 시설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주말 10만~24만원(18홀 기준) 범위이다. 서울 인근의 경우 주말에 20만원 안팎이다. 여기에 캐디피와 카트 이용료로 4만~5만원 정도가 더 든다. 주말에 서울 인근에서 골프 한번 치려면 1인당 25만원 정도는 챙겨가야 하는 셈이다. 일본,중국 등에서 3일 동안 무제한 라운드를 즐기고도 50-70만원대면 충분한 현실과 비교된다. 지난해 해외 골프관광객이 65만명에 이르고,이를 통해 1조1000억원이 해외로 빠져나간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러나 앞으로는 국내에도 10만원선에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저가형 골프장을 대거 공급한다는게 정부의 목표다. 정부의 '반값 골프장' 공급 방안은 크게 3갈래다. 시설 규제는 풀고, 골프장 건설은 늘리고, 세금은 깎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우선 샤워실과 카트가 없는 골프장도 허용키로 했다. 골프장 건설과 운영에 드는 비용을 최소화해 '골프비 거품'을 빼겠다는 얘기다.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골프장 공급확대도 추진된다. 우선 농지를 골프장 건설에 쓸 때 농지보전부담금(공시지가의 30%)을 면제키로 했다. 지금은 농지를 골프장으로 쓰려면 개발업자가 농지보전부담금을 물면서 농지를 사들여야 한다. 정부는 앞으로 농민이 농지를 현물로 출자하고 개발업자가 골프장을 지은 뒤 골프장 사업자가 이를 위탁운영하는 것을 허용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누구도 농지보전부담금을 물지 않고 농지를 활용해 골프장을 세우는 것이 가능하다. 또 골프장 내 산림의 20% 이상을 원형보존토록 하는 현행 규정도 폐지 또는 완화해 불필요한 땅까지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이밖에 골프장 건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종합부동산세,재산세 등 각종 세금을 감면해주는 것도 검토 중이다. 또 농지를 현물출자해 설립한 주식회사의 취.등록세와 법인세 감면도 이뤄질 전망이다.

◇반값 골프장 가능할까= 전문가들은 해외골프 여행객을 이대로 방치할수 없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하지만 정부가 공개한 반값 골프장의 성공여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했다.

애초 정부는 골프 수요를 국내로 전환시키기 위해 골프장을 이용할 때 내는 각종 세금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했다. 현재 제주도를 제외한 국내 회원제 골프장을 이용할 때는 요금에 상관없이 특별소비세 1만2000원이 부과되고 교육세(3600원)와 농어촌특별세(3600원) 등이 붙는다. 하지만 이번 조치에서는 세수 감소를 이유로 기존 일반 회원제 골프장에 대해서는 특별소비세 등 현행 세제를 모두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골프장 내 숙박시설 건립도 종전처럼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대안으로 농지를 활용해 대중 골프장을 건설하는데 주력하기로 했다. 그러나 입지조건상 대중골프장의 성공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골프수요는 대도시,특히 수도권 지역에 집중되고 있는데,경작환경이 열악한 지방농지를 대중 골프장으로 만들어서 골퍼들이 찾겠냐는 것이다. 골프장경영협회 관계자는 "이미 수도권 주변 요지에 골프장이 많이 들어서 있다"며 "정부가 지방농지를 활용해 대중골프장을 공급할 경우 지방 골프장 경영난만 가중시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게다가 농지를 대중골프장으로 활용한다는 재정경제부의 방침에 환경,농민단체는 물론 농림부 등 일부 정부 부처도 부정적 견해를 보이고 있다. 농림부는 투기자본에 의해 악용될수 있다며 준농지지역에 골프장 보다는 농산물 가공공장이나 유통시설을 건설하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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