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원정 골프로 작년 1.1조 썼다"

"해외원정 골프로 작년 1.1조 썼다"

김익태 기자
2007.07.30 12:01

"골프비용 세계 최고 수준·회원제로 부킹도 힘들어"

# 사례 1

골프를 시작한지 1년이 채 안된 회사원 김모씨(36). 지난 6월 고등학교 친구들과 태국 칸차나부리로 3박 5일 이른바 '무제한 라운딩' 골프여행을 다녀왔다. 요즘 한참 골프에 재미가 붙은 그는 매일 36홀을 돌며 원하는대로 골프를 즐겼다. 리조트는 수영장·연습장 등의 부대시설이 잘 갖춰져 있었다. 한국 골퍼들이 자주 찾는 탓에 식사도 한식이 준비됐다. 김씨는 여행사에 74만9000원을 지불했다.

#사례 2

증권사 차장 정모씨(39)도 주말을 이용, 일본 후쿠오카로 2박3일 골프 여행을 다녀왔다. 금요일 오전 일찍 출발, 오후에 호텔 체크인을 한 뒤 곧바로 골프장으로 이동 18홀 라운딩을 했다. 토요일에도 18홀을 친 그는 특급호텔에서 편안한 휴식을 취한 후 일요일 오전 18홀을 더 돌고 저녁 9시쯤 서울에 도착했다. 여행 경비는 84만9000원. 4월 중국 해남도에서 3박4일 '무제한 라운딩'을 즐겼던 그는 당시 64만9000원을 썼다.

#사례 3

금융기관 상무 임모씨(53)는 지난 3월 친구 2명과 부부동반해 제주도로 2박3일간 골프 여행을 다녀왔다. 중국이나 일본으로 갈까하다 해외골프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여행수지 적자에 우리까지 기여할 필요 있냐'는 애국심(?)까지 발동해 제주도로 발길을 돌렸다. 총 6명이 일인당 100만원 이상을 지급해 해외골프보다 30% 이상 비싼 값을 치렀다. 하지만 임씨는 "앞으로 다시는 제주도로 안가겠다"고 단언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제주 특유의 강풍으로 아내들이 첫날 라운딩을 포기했고,다음날도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해외골프비 작년에만 1.1조= 골프가 관광레저 산업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소득이 늘고, 주5일제가 시행되면서 '골프=사치 스포츠'라는 인식이 많이 약화된 탓이다. 박세리·최경주 등 국내 골퍼들의 활약도 영향을 미쳤다.

1995년 817만명을 기록했던 국내 골프장 이용객은 지난해 1965만명으로 2배 이상 늘며 2000만명에 육박했다. 99개에 불과했던 골프장 수도 해마다 증가해 251개에 달했다.

아마추어 골퍼들의 해외 골프 관광도 급증하고 있다. 해외 골프 여행객은 2004년 49만명에서 2005년 57만5000명, 지난해에는 63만5000명에 달했다.

하지만 18홀 1라운드 계산시 해외 골퍼수는 더욱 늘어난다. 한번 나가면 보통 3~5일간 골프를 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적어도 190만명 가량은 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골프장 이용객의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골퍼들이 해외에서 지출한 금액도 2004년 9828억원에서 2005년 1조941억원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1조1402억원을 해외에 뿌렸다. 국내 골프장 총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규모다.

◆골프 치러 해외로 왜 나가나= 해외 골프장 이용료가 훨씬 싸기 때문이다. 국내 골프장 이용료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18홀 기준의 그린피는 서울 근교가 약 171.43달러로 한국 골퍼들이 자주 찾는 태국보다 무려 5배, 파리·런던 등 선진국보다 배 이상 비싸다. 물가가 비싸다는 일본도 한국의 70% 수준에 불과하다.

서울 근교 골프장에서 비회원이 주말 골프 한번 하려면 그린피·카트사용료·캐디피·그늘집 음료·식사 등 30만원 가량을 써야 한다. 100타를 쳤다면 한 타당 3000원을 쓰는 셈이다. 제주도 여행상품(2박3일, 54홀)의 경우 약 110만원 가량이 든다.

반면 중국·태국 등에서 3~4박을 하면서 무제한 라운딩을 하는데 드는 비용은 70만원대에 불과하다. 심지어 최근에는 일본에서 2박3일 골프를 즐기는 50만원대 상품도 등장했다.

회원제 골프장이 대부분이라 부킹이 힘든 것도 한 요인이다. 크게 늘어난 골프 인구에 비해 골프장은 턱없이 부족하다. 미국과 일본의 골프장은 각각 1만5400개와 2440개다. 인구 1만6000명과 5만200명당 1개 꼴이다. 한국은 251개로 19만3000명당 1개에 불과하다. 숙박·식사 비용 등 부대 비용도 부담스럽다.

이런 탓에 호남·영남권 골프장 이용객수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제주권의 이용객수 역시 공급과잉과 육지 골퍼들의 해외원정 골프로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제주권 골프장의 영업이익률은 18.7% 적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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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태 편집담당 상무

안녕하세요. 편집국 김익태 편집담당 상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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