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신용경색의 혼돈과 희망

[기자수첩]신용경색의 혼돈과 희망

유일한 기자
2007.08.01 15:44

1조1700억달러. 올해 이뤄진 전세계 인수합병(M&A) 규모다. 이중 39%는 사모펀드가 주도했다.

그런데 서브프라임(비우량) 모기지 부실로 신용경색이 강화되자 M&A시장에 불똥이 튀었다.

주택관련 증권을 담보로 설정하고, 저금리로 대출을 받아 엄청난 레버리지(차입매수)를 일으키며 M&A에 뛰어들던 사모펀드. 이들의 '전성기는 지났다'는 선언이 나오는 상황이다.

더불어 투기등급 채권에 대한 위험 인식이 강화되면서 정크본드 가격은 7월 들어서만 3.9% 하락했다. 금액으로 치면 310억달러에 달한다. 330억달러, 지난달 상환이 연기된 정크본드의 대출 규모다.

독일의 산업은행, 호주 맥쿼리은행 등 선진국의 쟁쟁한 은행들도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투자했다가 자존심만 구겼다.

신용과 차입을 통한 유동성 창출이 정점을 지났다는 주장도 꼬리를 물고 있다. 유동성 파티가 끝났다는 것. 유동성으로 급등한 세계증시는 돌연 기록적인 약세로 돌아섰다. 신용경색의 충격이다.

이혼돈의 와중에두산인프라코어(13,800원 0%)는 49억달러를 들여 미국의 잉거솔랜드사의 밥캣을 인수했다. 해외자본의 공세에 '길들여진 우리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매입가격 등은 뒷맛을 남긴다. 우선 현지 전문가들이 예상한 매각가격(30억달러)보다 15억~19억달러나 더 주고 샀다. 15억달러면 지난해 두산인프라코어가 낸 순이익의 10배에 달한다. 소수 프로들만의 세계로 불리는 월가의 M&A시장에서 두산의 이번 인수는 '2%부족'한 인상을 준다.

M&A시장이 정점에 달했다는 인식이 팽배한 시점에서 대규모 딜이 이뤄진 것도 꺼림칙하다. 서브프라임 사태로 사모펀드가 쥐었던 M&A 주도권이 기업들에게 넘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금융시장이 꺼지면 M&A 매력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나마 위안인 것은 두산은 '단타'에 연연하는 사모펀드가 아니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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