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전망]진짜 위기 아직 안 왔다

[뉴욕전망]진짜 위기 아직 안 왔다

김유림 기자
2007.08.01 16:49

헤지펀드발 위기설 증폭

7월은 투자자들에게 잔인한 달로 남았다.

다우지수가 역사상 처음 1만4000포인트를 돌파하는 기쁨도 누려봤지만 이후 8거래일 동안 100포인트 넘게 빠진 적이 4거래일이나 있었다. 1만4000 고지에서도 바로 다음날(20일) 물러섰다.

지난주 목요일과 금요일 이틀 동안 무려 519.60포인트를 내준 다우지수는 월요일 92.84포인트 오르며 반등하나 싶더니 전일 또 다시 146.32포인트 밀리면서 1만3300선도 내줬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서 시작된 신용 경색 우려가 점차 현실화되면서 주식시장이 신용 문제를 최대 불확실성으로 반영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악재가 터지는 통에 불안감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 신용경색, 최대 불확실성으로 자리매김

미국에서 시작된 신용 경색 위기는 유럽과 호주, 일본에 상륙했다. 영국 HSBC와 독일의 코메르쯔방크, IKB 도이치 인더스트리에방크 등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에 잘못 투자해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힌데 이어 이날은 호주 맥쿼리와 일본 미즈호, 미쓰이파이낸셜 등이 서브프라임으로 인한 손실을 입었다고 고백했다.

호주 최대 은행 맥쿼리는 자사의 하이일드펀드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에 잘못 투자한 대가로 펀드 전체자산의 25%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맥쿼리의 하이일드 펀드는 호주 헤지펀드인 앱솔루트캐피털그룹과 베이시스캐피털펀드매니지먼트에 자산을 투자했고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베어스턴스의 헤지펀드에도 자산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맥쿼리는 지난달 30일까지 맥쿼리포트리스의 포트폴리오 자산 평균가격이 4% 정도 빠졌고 앞으로 20~25%의 추가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미즈호와 미쓰비시UFJ 등 일본 금융기업들의 분기 실적은 신용 리스크 헤지 비용 증가로 급감했다.

자산규모 일본 2위 은행인 미즈호는 회계연도 1분기(4~6월) 순익이 1165억엔(9억8300만달러)으로 전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고 밝혔다. 미즈호는 신용 리스크 헤지에 드는 비용이 증가해 순익이 반토막났다고 설명했다. 일본 최대 은행인 미쓰비시UFJ도 신용 리스크 고조에 따른 비용 증가로 순익이 31% 감소한 1513억엔에 그쳤다고 밝혔다.

◇ "진짜 위기는 아직 오지도 않았다"...헤지펀드발 위기설

이런 가운데 더스트리트닷컴은 최악은 아직 오지도 않았다고 분석했다. 최근 수년 동안 고위험 채권(정크본드)에 공격적으로 투자한 헤지펀드발 위기가 곧 불어닥칠 것이란 전망이다.

시카고애셋매니지먼트 피터 골드만 이사는 "지금까지 보고된 것 이상으로 위기가 광범위하게 전염돼 있을 것"이라면서 "옷장 안에 해골이 더 없다면 그것이 더욱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전일 파산보호를 신청한 베어스턴스의 헤지펀드 같은 펀드들이 더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헤지펀드들이 즐겨 매입한 고수익-고위험(하이일드-하이리스크) 채권 가격은 7월 들어서만 3.9% 하락했다. 이는 2002년 이후 최악의 손실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와 함께 차입매수 시장의 손실이 가격 하락을 부채질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메릴린치에 따르면 이달 들어서만 이들 정크본드의 액면가치가 310억달러나 증발했으며 올들어 얻었던 이익은 모두 사라지고 급기야 약 마이너스 1%의 손실로 뒤바뀌었다.

투기등급 채권에 대한 수요는 서브프라임 모기지증권에 대한 채무불이행이 10년래 최고치로 높아지면서 크게 줄었다. 하이일드 채권은 무디스 기준 Baa3 이하, S&P기준 BBB-이하의 등급을 갖는 채권을 말한다.

미 국채와의 스프레드는 7월 들어 1.26%포인트 확대돼 4.24%로 높아졌다. 지난달 27일에는 2005년 5월 이후 최고치인 4.28%까지 오르기도 했다.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의 자산 관리로 유명한 GMO펀드의 제레미 그랜덤 회장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시작된 신용 경색으로 말미암아 앞으로 5년안에 헤지펀드 절반이 청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최소한 한 개 대형은행과 한두 개 사모펀드가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헤지펀드들은 다양한 종류의 리스크를 합성해 마치 그것의 성과가 큰 것처럼 자랑해왔지만 이제 그들이 취한 리스크 모두에 대해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면서 "이는 다시 말해 붕괴를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사모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들도 거액의 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랜덤 회장은 "투자자들로부터 유치한 투자금을 기반으로 거액의 레버리지(차입)를 이용해 인수합병을 벌여온 사모펀드들 중 이번 위기로 최소 한 두개 회사는 침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어느 회사가 큰 위기를 맞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랜덤은 2000년 3월 IT버블 붕괴로 주식시장이 폭락하기 몇 달 전에도 이를 정확히 예측한 바 있다.

이날 싱가포르 소재 헤지펀드 아시아제네시스매니지먼트는 신용 경색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현금 자산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4억5000만달러 규모의 투자금을 운용하는 이 펀드는 위험 자산을 청산해 현금 보유비중을 늘리기로 했다.

회사측은 "지금은 리스크를 떠안을 시점이 아니다"면서 "손해를 입는 헤지펀드와 투자자들이 시간이 갈수록 더 늘 것"이라고 밝혔다.

이 펀드는 그러나 문제가 되고 있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에 투자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그러나 "이에 상응하는 수준의 자산에 대한 노출을 없앨 것"이라고 말했다.

◇ 亞 증시도 패닉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급락해 이날 미국과 유럽 증시에는 부담이 될 전망이다.

1일 오후 3시 34분 현재 모간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 아시아-태평양지수는 전일대비 2.8% 떨어진 151.63을 기록하며 지난 6월 27일 이후 최저치에 근접하고 있다. 베트남 증시를 제외하고 아시아 전 증시가 내림세다.

일본 닛케이225평균주가는 전일대비 377.91엔(2.2%) 밀린 1만6870.98로 지난 3월 16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토픽스지수는 37.33포인트(2.2%) 빠진 1668.85로 거래를 마쳤다.

신용 리스크 헤지 비용으로 미즈호 은행과 미쓰비시 UFJ의 순익이 직접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금융주가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대만 가권지수도 395.37포인트(4.3%) 빠진 8891.88로 거래를 마쳤다. 651개 종목 가운데 90개 종목이 오른 반면 541개 종목이 하락했다.

한국의 코스피지수는 76.82포인트(3.97%) 밀리며 1800선으로 내려앉았다. 코스피200선물 가격이 5% 넘게 빠지면서 오후 한때 코스피 시장에서는 올들어 처음으로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오후 3시 6분(현지시간) 현재 홍콩 항셍지수는 752.73포인트(3.3%), 싱가포르 ST지수는 114.3포인트(3.2%) 하락세다.

특히 미국발 악재로 홍콩 항셍지수와 중국기업으로 구성된 H 지수가 낙폭을 늘리면서 오전 중 상승했던 중국증시도 결국 하락 마감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170.47포인트(3.8%) 밀린 4300.56으로, 선전종합지수는 49.37포인트(3.8%) 떨어진 1241.95로 거래를 마쳤다.

미국 선물도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동부시간 오전 2시2분 현재 S&P500지수선물은 12.3포인트, 나스닥100지수선물은 12.7포인트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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