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삼성電 정전,악재 아니길

[내일의전략]삼성電 정전,악재 아니길

이학렬 기자
2007.08.03 17:13

기흥 반도체 공장 일부라인 중단 "낸드 수급엔 긍정적"

"불 난 거 맞아?"

"모르겠습니다. 뭐 아시는 것 있으세요?"

"없지. 어떻게 될 것 같아?"

"삼성전자에는 안좋겠지만 낸드 수급에는 좋겠죠."

삼성전자 기흥반도체 공장이 정전으로 일부 라인이 중단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매니저와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의 대화다.

"삼성전자 때문에 전화했습니다."

"저도 아는 게 없습니다. 삼성전자도 아직 확인중인 것 같고요. 혹시 더 아시는 것 있으면 알려주세요."

"삼성전자가 이렇게 가동이 중단된 적이 있나요?"

"제가 알기엔 없습니다. 이렇게 호들갑을 떤 적은 처음입니다."

"영향은 어떨 것 같으세요?"

"보통의 경우 비상전원으로 운전하는데 이것도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렇다면 클린룸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얘기인데 수율 문제가 불가피합니다. 삼성전자에는 당연히 좋지 않고 반면 경쟁업체들에게는 좋은 뉴스입니다."

↑삼성전자 일중 주가 추이.
↑삼성전자 일중 주가 추이.

기자와 애널리스트의 대화다. 삼성전자에 무슨일(?)이 생겼다는 소식이 증시에 알려지자삼성전자(167,800원 ▲2,000 +1.21%)는 반락했고 국내 유일의 경쟁업체인하이닉스(860,000원 ▼16,000 -1.83%)는 급등했다. 삼성전자는 상승분 전체를 내줘 보합 마감했고 하이닉스는 삼성전자가 내준 몫을 고스란히 받아 3.63% 오른채 마감했다.

일단 지금(3일 오후 5시)까지 삼성전자의 공식내용은 '기흥반도체 공장이 오후 2시30분경 변전설비 배전반 이상으로 6~9, 14라인 및 S라인에 정전이 발생했고 일부 라인 가동이 중단됐다. 무정전 전원공급장치가 즉각 가동돼 안전시설 및 핵심시설은 정상 가동중이다'가 전부다. 이후 '재가동됐다' 등의 공식발표는 없는 상황이다.

↑하이닉스 일중 주가 추이.
↑하이닉스 일중 주가 추이.

김영준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낸드플래시를 75~80% 정도를 생산하는 시설이 중단된 만큼 삼성전자에 악재임은 분명하지만 낸드 수급에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회복 여부에 따라 미치는 영향 또한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승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낸드 라인의 공급 차질이 불가피하다"며 낸드 가격 상승을 예상했다.

그러나 이들은 삼성전자에 대한 언급은 피했다. 한 매니저는 "안되는 집안은 뭘 해도 안된다더니 삼성전자가 딱 그 모습"이라고 말한 것과 이유는 다르지 않다. 실적약화의 늪에서 벗어나지도 못했는데 또다른 악재가 발생하니 안쓰러운(?) 것이다('일부 피해는 우려되지만 장기화되지 않는다면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다소 뻔한(?) 전망이 예상되니 삼성전자 얘기는 여기서 접을까 한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우려가 글로벌 경제에 영향을 미치려 하고 있다(혹은 직간접적으로 미쳤다). 미국의 영향력이 막강하지만 유럽, 일본, 중국 등 다양한 경제 중심축이 탄탄하게 버텨주고 있다. 세계 경제를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다.

삼성전자는 한때 대한민국의 대표주식이었고 지금도 그렇다(앞으로는 모르겠다). 하지만 포스코, 현대중공업 등 다른 주식들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라인이 중단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미국발 악재로 혼란을 겪고 있는 한국 주식시장 전체에 영향을 주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혹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날 지수는 안정적인 반등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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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렬 기자

머니투데이에서 사회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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