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은평뉴타운 입주가 시작되는 내년에는 이 지역 아파트 가격이 더 오를겁니다"
지난 22일 은평뉴타운 인근 불광동에서 만난 김모씨의 말이다. 그는 은평뉴타운 공정률이 올라감에 따라 인근 아파트 시세도 거침없이 올랐다고 말했다. 그가 살고 있는 불광동 현대홈타운 아파트 109㎡(33평형) 시세는 현재 5억원선이다. 지난해 가을 3억원에서 무려 2억원 가량 올랐다. 은평뉴타운 분양가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크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서울시는 강북 등 낙후지역 주거 환경을 개선하고, 지역간 격차를 해소하고자 지난 2002년부터 뉴타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의 이런 인식에는 열악한 강북 주거환경이 강남 수요를 증가시켜 부동산 가격을 높인다는 생각이 담겨 있었다. 시의 인식과 달리 추진 5년째에 접어든 뉴타운 사업은 주변 아파트 가격을 올리는 등 주택시장을 불안하게 만드는 장본인이 됐다.
은평뉴타운 공급 계획은 지난해 9월 발표됐다. 고분양가 논란이 일자 서울시가 분양일정을 1년 정도 늦춰 올 9월경에 발표하기로 했다. 지난달 서울시는 분양가 산정을 이유로 분양 일정을 이번달 아니면 다음달로 연기한다고 했다. 연기된 배경에는 역시 고분양가 문제가 있었다.
은평뉴타운 1지구 아파트 3.3㎡(1평)당 분양가는 1500만원선으로 알려졌다. 인근 아파트 단지 분양가가 3.3㎡(1평)당 700~800만원선이었던 걸 감안하면 배 가까이 높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직접 나서 최대한 분양가를 낮추겠다고 몇번을 공언했다. 그 결과 분양일정만 계속 연기되고 있다.
지난 주말 은평뉴타운 분양이 12월로 또 늦춰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졌다. 투기세력을 없애기 위해 연기됐다는 말이 나오고 있지만, 고분양가 논란이 사라지지 않는 한 은평뉴타운 사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가을이 깊어지고 있는 지금 은평뉴타운을 감싼 북한산은 붉은 단풍 빛깔로 산 자락이 타고 있고, 은평뉴타운 분양을 앞둔 서울시는 분양가 문제로 속이 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