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박해춘 행장이 IB를 찾은 이유

[현장클릭]박해춘 행장이 IB를 찾은 이유

진상현 기자
2007.12.12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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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이던 지난 2일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 14층 투자은행(IB) 본부에 박해춘 행장이 예고없이 나타났습니다. 최근 발목을 다쳐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된 그는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고 격려했습니다.

그의 따듯한 말은 우리은행 IB본부 직원들에게 남다른 의미로 다가갔을 겁니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직원을 직접 찾은 것 자체도 그랬겠습니다만 그의 격려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부채담보부증권(CDO) 부실 문제로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던 직원들에게 '큰힘'이 됐을 것같습니다.

우리은행은 국내 금융기관 가운데 가장 많은 4억9200만달러를 CDO에 투자했고 지난 2/4분기에 이중 약 30%인 1590억원을 감액손실로 반영했습니다. 3/4분기에도 시장이 납득할 만한 규모의 감액손실을 추가로 쌓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습니다.

손실규모가 적지 않은 탓에 국내 은행권에서 가장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던 우리은행 IB본부 직원들의 기세도 위축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은행 안팎의 '부담스런 시선'도 감수해야 했습니다. 선진 IB들도 피해가지 못한 손실이라지만 그것으로 모든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서브프라임 사태가 '쓴약'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우리은행은 이번 일을 계기로 IB와 관련한 리스크관리시스템 전반을 개선하고 있습니다. 최근 검사실 내 IB전담팀을 설치했고, IB본부 내부에 IB리스크심의회를 설치해 심사의 전문성을 높이기로 했습니다.

또 전직원이 매일 자신의 업무내용을 기록하는 '딜다이어리'를 쓰도록 했습니다. 글로벌 IB의 전진기지인 우리은행의 홍콩IB센터에도 역량을 인정받은 고참 부장을 대표로 발령내 경영진을 보강했습니다. 서브프라임 사태가 없었다면 쉽지 않았을 변화들이라고 합니다.

예금과 대출 등 전통적인 은행업이 위기에 직면하면서 IB 육성의 필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선진 IB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만만치 않은 여정들이 기다리고 있음을 이번 서브프라임 사태에서 확인합니다. IB의 '고위험·고수익' 특성상 앞으로 이런 투자손실을 여러 차례 경험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경험에서 무엇을 얻느냐일 것같습니다.

우리은행 IB 본부 임직원은 지난 8일 1박2일간 강원 홍천에서 워크숍을 열고 '심기일전'을 다짐했다고 합니다. 박 행장도 참석해 사기를 북돋웠다고 하는군요. 우리은행이 서브프라임과 CDO 투자의 경험에서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는지. 우리은행 IB의 미래 모습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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