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성장, MB "확신"-장관은 "어렵다"?

6%성장, MB "확신"-장관은 "어렵다"?

이상배 기자
2008.04.16 11:44

표현은 다르지만 같은 '뉘앙스'

올해 '6% 성장'이란 목표를 놓고 대통령과 장관이 다른 뉘앙스의 말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미국 방문 중 뉴욕에서 가진 동포리셉션 자리에서 "올해 목표에 가까운 성장을 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반면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5일 공식 브리핑에서 "6% 성장은 어렵다는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한미간 시차가 있지만 같은 날이다.

이 대통령과 강 장관의 표현은 다르지만 사실 비슷한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첫째 이 대통령은 '목표'가 아니라 '목표에 가까운 성장'이란 표현을 썼다. 딱 '6%'가 아니라 해도 '5%대 후반'만 돼도 '목표에 가까운 성장'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 강 장관은 '6% 이상'을 달성할 수 있는지에 대해 "어렵다"고 언급했다. 강 장관은 지난달 4일 기자 오찬 간담회에서는 "성장률을 6% 정도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과 강 장관의 발언 모두 "6%는 어렵지만 노력하면 5%대 후반은 달성할 수 있다"는 말로 고쳐 이해할 수 있다.

둘째, 국정을 총괄하는 이 대통령과 경제정책 당국자인 강 장관의 표현이 똑같을 수는 없다는 점이다. 더구나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첫 해외 순방길에 해외동포들을 만난 자리에서 "6% 성장은 어렵다"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반대로 강 장관 입장에서 "6% 성장은 가능하다"고 했다면 현실 인식이 결여됐다는 경제전문가들의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또 강 장관이 즐겨 쓰는 표현을 빌리면 '경영학을 공부한' 이 대통령은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고 '경제학(대학원)을 공부한' 강 장관은 현실을 얘기하게 마련이다.

다만 세부적으로 들어가 보면 이 대통령과 강 장관의 발언에서 약간의 균열이 느껴진다. 이 대통령은 "정부는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고 법인세를 감축하는 등 기업이 마음놓고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며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규제완화'와 '감세'에 방점을 찍었다.

반면 강 장관은 브리핑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재정투입' 부분에 할애했다. 강 장관은 "15조원이 넘는 세계잉여금이 생겼는데 정부가 그대로 쥐고 앉아있는 것은 곤란하다"며 "세계잉여금 중 4조9000억원을 내수진작에 쓰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여당도 강 장관과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강 장관은 "세계잉여금을 내수진작에 활용하는 데 대해 한나라당과 충분하진 않지만 상당히 조율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한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감세 대신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은 반대"라며 "(내수진작용 추가경정 예산 편성을 위한) 국가재정법 개정에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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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배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장입니다. △2002년 서울대 경제학부 졸업 △2011년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MBA) 졸업 △2002년 머니투데이 입사 △청와대, 국회, 검찰 및 법원, 기재부, 산자부, 공정위, 대기업, 거래소 및 증권사, IT 업계 등 출입 △2019∼2020년 뉴욕특파원 △2021∼2022년 경제부장 △2023년∼ 정치부장 △저서: '리더의 자격'(북투데이), '앞으로 5년, 결정적 미래'(비즈니스북스·공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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