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자극하는 유동성 관리차원
-가계대출도 건전성 심사 강화
-수입결제자금, 대외대출 지원
앞으로 대기업들이 인수·합병(M&A)을 위해 대출을 끌어다 쓰는 것이 엄격히 제한된다. 대기업 대출 확대에 따른 과잉유동성이 물가상승을 자극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포석이다.
정부는 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08년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을 발표했다. 하반기 경제운용은 물가가 상승하는 중에 경기도 둔화된다는 판단 아래 물가안정과 서민안정에 초점이 맞춰졌다.
정부는 이와 관련,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6% 내외'에서 '4%대 후반'으로 하향 조정하고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당초 3.3%에서 4.5% 내외로 상향 조정했다.
◇대기업 대출 올들어 30% 급증=정부는 물가안정을 위해 우선 과도한 시중 유동성에 대한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면서 대기업의 과도한 M&A 대출을 억제키로 했다.
대기업 대출이 물가불안 요인 중 하나인 유동성 과잉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기업의 원화대출 잔액은 지난해말 35조8000억원에서 지난 4월말 46조7000억원으로 30% 급증했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 대출은 6% 늘어나는데 그쳤다.
정부는 최근 설비투자는 부진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대기업 대출 상당부분이 M&A 목적에 쓰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유진그룹은 지난 1월 하이마트를 1조9500억원에 인수하면서 1조4000억원을 대출 등 차입으로 조달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역시 3월대한통운(119,400원 ▲5,200 +4.55%)을 4조1000억원에 인수하면서 외부자금을 대거 활용했다. 미국 마그넷 와이어업체 수페리어에섹스의 인수를 추진 중인LS전선(249,000원 ▼500 -0.2%)은 국내외 은행과 국민연금 등으로부터 12억7200만달러의 자금을 조달할 게획이다.
정부가 대기업의 M&A 대출을 억제키로 한 것은 현재 추진 중인 공기업 민영화(선진화) 과정에서 대기업들이 공기업을 독식하는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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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달 5일 외신 기자회견에서 "공기업 민영화 과정에서 대규모 기업집단의 기업들이 공기업을 인수하면 경제력 집중이 가속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과도한 시중 유동성, 건전성 관리 강화=금융회사간 무분별한 자산 확대 경쟁을 막기 위해 수익성·건전성도 집중 관리하기로 했다.
정부는 가계대출에 대해서도 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을 토대로 상환능력 중심의 건전성 심사·관리를 강화키로 했다. 은행 등 금융회사 간 무분별한 자산확대 경쟁을 막기 위해 수익성과 건전성에 대한 집중적인 관리로 실시키로 했다.
임종룡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금리정책 등 통화·신용정책은 경기 및 물가 동향을 고려해 안정적으로 운용하되 과도한 시중 유동성에 대해서는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는 것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유와 곡물,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수입업체들이 원자재 결제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환율이 오르는 문제를 막기 위해 수입결제 자금을 외화대출로 지원해주는 방안도 추진된다.
한편, 정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6% 내외에서 4%대 후반으로 하향조정했다. 국제유가 상승 등 대외여건 악화요인과 시장금리 상승, 정책 불확실성 확대 등 대내 불안요인들이 반영됐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3.3% 내외에서 4.5% 내외로 높였다. 경상수지는 당초 70억달러 적자를 예상했던 것이 이번에 100억달러 적자로 전망치가 조정됐다. 올해 신규 취업자 수 전망치는 35만명 내외에서 20만명 내외로 대폭 줄었다.
재정부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 중인 정책들이 예정대로 잘 시행될 경우 4.7% 내외의 4% 후반 성장률 달성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