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747' 쓴맛 덜 봤나

MB정부, '747' 쓴맛 덜 봤나

최중혁 기자
2008.08.12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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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577전략'...8개월전 盧정부 안과 유사

정부가 12일 발표한 과학기술기본계획을 살펴보면 '577전략'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연구개발투자 규모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수준으로 확대하고, 7대 기술분야를 중점 육성해 과학기술 7대 강국에 진입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이 같은 야심찬 계획은 8개월 전 노무현 정부가 발표한 '과학기술 5대 강국 진입' 발표와 숫자만 조금 다를 뿐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에 정부가 '비전제시'를 구실로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열고 2012년까지 총 연구개발투자 규모를 GDP 대비 5% 수준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심의, 확정했다. 이는 노무현 정부에서 목표로 내세운 3.5%보다 1.5%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국과위는 노무현 정부 말기인 지난해 12월 향후 5년간 과학기술발전의 청사진을 담은 '제2차 과학기술기본계획'을 이미 심의, 확정한 바 있다. 당시 GDP 대비 총 R&D 투자비중은 3.5%로 제시됐었다.

MB정부는 8개월만에 이 수치를 5%로 크게 올려 참여정부와 차별성을 갖겠다는 전략이지만 구체적인 숫자는 제시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GDP 규모는 약 901조원. 해마다 5%씩 성장한다고 단순 가정하면 2012년 GDP는 11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577 전략'이 성공한다면 5년 뒤에는 약 57조5000억원이 연구개발비로 쓰인다는 계산이 나온다.

정부는 올해 약 10조8000억원으로 전망되는 정부 R&D 규모를 2012년에는 16조2000억원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57조5000억원에서 16조2000억원을 뺀 41조3000억원은 민간이 투자해야 한다는 소리다.

그러나 정부가 마련한 35페이지짜리 안에는 올해부터 5년 동안 총 66조5000억원을 투입한다는 내용밖에 없다. 민간부문이 소화해야 할 예상규모는 커녕 민간연구소에서 전망하는 GDP 예상 수치조차 나와 있지 않다.

민간부문 R&D 활성화 대책이라고 나온 것도 R&D설비투자 세액공제율을 7%에서 10%로 확대하겠다는 내용뿐이다.

이에 대해 이상목 교과부 과학기술정책실장은 "세액공제 외에 기업에 매칭펀드를 줄이지 않고 계속 지원할 예정"이라며 "R&D라는 게 워낙 리스크가 있으므로 목표를 조금 의욕적으로 잡아서 그것을 위해 노력하는 것도 저희가 또 할 일"이라고 말했다.

'577전략' 가운데 뒤의 '7'자 두 개에 대한 지적도 제기된다. 정부는 7대 중점분야 가운데 융합기술, 안전대응기술 등이 새롭게 강조되고 있다고 밝혔지만, 8개월 전에 선정된 100개 중점기술에 이미 모두 포함된 내용이다.

'7대 과학기술 강국' 진입 비전은 8개월 전보다 오히려 두 계단 후퇴했다. 당시 노무현 정부는 2012년까지 과학기술 5대 강국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어떤 기준을 적용해 5대강국에서 7대강국으로 바뀌었는지 정부안에는 설명이 없다.

과학기술기본계획은 과학기술기본법 제7조에 따라 5년마다 수립하도록 돼 있다.

노무현 정부는 이 규정에 따라 지난해 26개 정부 부처와 산학연 전문가 130여명이 8개월간의 공동작업을 거쳐 2차 과학기술기본계획(2008~2012)을 수립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정권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또 다시 막대한 인력과 예산을 투입, '577전략'을 생산했다.

사립대의 한 교수는 "효율성을 내세워 공기업을 민영화하려는 정부가 엄청난 비효율을 저지르고 있는 것 아니냐"며 "정권 입장에서는 과거 정권과의 차별성이 중요할 지 몰라도 국민들 입장에서는 숫자놀음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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