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에 지난해 5월 제출한 자료 갖고 있어
정형근 건보공단 이사장은 20일 쌀 직불금 부정 수급과 관련, 공무원 명단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의 건보공단 국정감사에 출석, "쌀 직불금을 받은 공무원 명단을 감사원에 제출했으며 현재도 명단을 갖고 있다"며 "그러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이를 제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이날 양승조 민주당 의원 등이 건보공단이 지난해 5월 감사원에 제공한 쌀 직불금 불법 수령자 관련 명단을 제출해 줄 것을 요구하자 이같이 답변했다.
공단 등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해 5월15일 쌀 직불금 수급자 105만명의 명단을 공단에 주며 비경작자 직업 등을 확인해줄 것을 요청했고, 건보공단은 5월22일 확인 자료를 감사원에 전달했다.
그러나 공단은 전날 민주당 의원들이 이 자료를 요구하자 '폐기됐다'며 자료 제공을 거부했다.
양승조 민주당 의원은 이날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자료가 없어 제공할 수 없다는 답변이 사실이냐"고 추궁했고, 정 이사장은 "폐기된 것은 아니지만 개인정보 차원에서 제공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정 이사장은 "감사원이 개인 신상과 질병정보를 모두 공유한 공단에 정보를 요청한 것은 적절치 못했다"며 "지난해 자료를 준 것도 잘못됐다, 제가 당시 이사장이었다면 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영장 등이 있어 반드시 필요한 경우라면 모르지만, 그 외의 이유로 제공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며 "더구나 (쌀 직불금 자료는) 오늘 국감 목적과도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최영희 민주당 의원은 "어제 보좌관이 공단에 자료를 요청하자 폐기됐다고 했다, 이사장이 시킨 것이냐"고 따졌고, 같은 당 송영길 의원도 "감사원이 달랄 때는 주고 국민의 대표인 국회에는 안 주는 것이 맞느냐"고 반박했다.
정 이사장은 "법과 판례 등을 면밀히 조사한 뒤 내린 결론"이라며 "법을 지키고 기관을 보호해야할 기관장으로서 제출하지 않는 것이 옳다고 봤다"고 밝혔다. 그는 "요청된 자료는 105만명의 개인 사생활 영역에 해당하고, 이 자료가 외부에 공개되면 정당하게 직불금을 수령한 사람들에게도 영향이 미친다"고 덧붙였다.
이에 신상진 한나라당 의원이 "전체 명단이 아닌, 공단 소속 공무원 가운데 직불금 부당사례가 있는 명단은 공개할 수 있지 않느냐"고 절충안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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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가 이렇게 되자 변웅전 복지위 위원장이 오전 11시15분 "양당 간사간 논의를 통해 명단 공개와 관련한 정확한 정의를 내린 뒤 다시 국감을 열겠다"며 정회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