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생활법률 Q&A
Q : 저는 무, 배추, 양파 등 채소류의 중간도매상으로 10년 넘게 일해오고 있습니다. 산지나 도매시장에서 물건을 사서 소매상들에게 납품하는 일입니다. 우리가 하는 일은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어서 외상거래가 많습니다. 따라서 미수금 때문에 곤란을 겪을 때가 많게 됩니다. 어떤 때는 거래하던 소매상이 지방으로 이전하여 연락이 전혀 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거래처에 따라서 많게는 2000만원부터 적게는 몇십만원까지 미수금이 있고, 결제를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어떤 거래처는 몇 년을 훌쩍 넘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방법도 생각해 보았으나, 얻는 이익에 비해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갈 것 같아 고민입니다. 비용을 적게 들이고 채무명의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나요.
A : 우리 민사소송법에는 간이 소송절차를 두고 있습니다. 지급명령제도와 소액사건에서의 이행권고결정제도가 바로 그것입니다.
우선 이행권고결정제도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이행권고결정제도는 소가 2000만원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금전 기타 대체물, 유가증권의 일정한 수량의 지급을 청구하는 민사 제1심 사건에 한해 원고전부승소판결을 할 수 있는 사건에서만 인정되는 제도입니다. 판사는 소액사건의 소가 제기된 때에 피고에게 청구취지대로 이행할 것을 권고하는 결정을 합니다. 피고는 이행권고결정등본을 송달 받은 날로부터 2주일 안에 서면으로 이의신청을 할 수 있으며, 피고의 이의신청이 있으면 정식의 절차에 의해 소송절차가 진행됩니다. 그러나 피고의 이의신청이 없다면 이행권고결정은 확정되고 원고는 이행권고결정서정본으로 강제집행을 할 수 있습니다.
지급명령제도는 원고의 지급명령신청에 대해 법원이 분쟁당사자를 심문함 없이 지급명령을 신청한 채권자가 제출한 서류만을 심사하고 지급명령을 발령하는 약식의 분쟁해결절차로서 채무자가 이의신청을 하면 통상의 소송절차로 이행되지만, 이의신청을 하지 않아 지급명령이 확정되면 채권자는 확정된 지급명령에 따라 강제집행을 신청해 신속하게 자신의 채권을 변제받을 수 있습니다. 지급명령의 대상이 되는 사건은 이행권고결정과 마찬가지로 금전 기타 대체물이나 유가증권의 일정한 수량의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청구에만 한정되고 건물명도, 토지인도, 소유권이전등기청구 등에서는 이용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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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급명령을 신청할 때 법원에 납부해야 하는 비용은 소제기 시 첩부할 인지액의 1/10이며, 예납할 송달료도 당사자 1인당 2회분으로서 소송절차 중 액수가 가장 적은 소액사건의 1/4로서 통상의 소보다 저렴합니다. 이행권고결정제도는 소가 2000만원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청구의 제1심 사건에 한해 인정되는 제도인데, 지급명령제도는 청구금액에 제한이 없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질문자와 같이 지속적 거래관계에서 발생하는 비교적 소액의 채권을 확보하려는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대부분 간단한 절차를 통해 채무명의를 확보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송절차에 대한 두려움과 변호사 보수 등 소송비용 때문에 채무자 스스로의 자발적 변제만을 기대한 채 자포자기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채권의 존재가 명확한 경우에는 채권자 스스로 지급명령제도나 이행권고결정제도를 통해 저렴한 비용으로 충분히 채무명의를 확보해 집행할 수 있습니다. 특히, 상거래에서 발생하는 채권의 경우 그 소멸시효기간이 짧아서 자칫하면 시효가 완성돼 더 이상 채권을 청구할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소멸시효를 중단시키기 위해서도 소 제기는 필요한 것이므로 작은 노력을 들여서라도 자신의 권리를 지킬 수 있는 법 제도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이 불황기에 자신의 재산을 지켜며 살아남을 수 있는 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