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모의 상대패 훔쳐보기]
지난주 사설 투자자문회사의 회장이 자살했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고객들께 죄송하다는 내용의 편지와 함께..
탈렌트 안재환과 최진실의 안타까운 죽음이 채 잊혀지기도 전에 또 하나의 안타까운 자살 소식이 그렇지 않아도 우울한 우리의 마음을 더 짓누르고 있다.
모증권사 직원은 고객 손실에 대한 책임을 느끼고 한강에서 투신자살했다는 뉴스를 신문 한켠에서 보았고, 은행권에 근무하는 가까운 친지는 작년말에 판매한 펀드 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 한다.
같은 업계에 종사하는 한 사람으로서 필자의 마음도 무척이나 무겁게 하는 소식들 뿐이다.
필자가 느닷없이 자살얘기를 꺼낸 이유는 명망있는 투자자문사 회장의 죽음이 혹여라도 우리 개인투자자들에게 파급되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에서다.
불과 몇달 사이에 세계경제는 대 공황에 빠지고, 순진한 투자자들은 갈 길을 몰라 갈팡질팡하고 있다. 신문과 텔레비전 뉴스마다 비관적 얘기들만 쏟아져 나오니 뉴스를 보기 겁난다는 말이 과장은 아닌 듯하다.
지난해 8월, 미국에서 시작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미국에만 국한 된 것이 아니라 전 세계에 도미노 현상으로 급속하게 번져왔다. 버냉키 FRB 의장이 서브프라임 사태를 초기에 심각하게 판단하지 못했다는 잘못을 시인한걸 보면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주식, 외환, 채권, 부동산 어느 하나 제대로 자리를 잡은 것이 없고, 정치권은 종부세다 뭐다 해서 연일 시끄럽기만 하고, 정책 관계자들은 정제되지 않은 발언을 난무해서 가뜩이나 방향을 잡지 못하고 흔들리는 시장을 더욱 혼돈 속으로 몰고 있다.
실물경제는 이미 지난 IMF때보다 더욱 안좋은 상황이 전개되고, 기업은 기업대로 개인은 개인대로 힘겨워 쓰러질 지경이다.
설마 설마 하면서 종합지수는 1500이 무너졌고, 1000선이 이탈되었다.
다시 반등할거라면서 많은 기관과 주식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지금은 주식을 사야할 때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도 개인 투자자들의 힘으로 증시가 반등하면 여지없이 기관(특히 투신)들은 뒤에서 밀어내렸다.
주식을 사고 팔고를 언급하려는 것이 아니다. 차라리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 말아주었으면 한다. 요즘 같은 극심한 변동성 장세를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오히려 가만히 지켜보면서 냉정해 질 필요가 있는 것이다.
독자들의 PICK!
누구 하나 책임을 지는 주체는 없고 전부 책임 전가만 하고 있는 이런 작태는 제2, 제3의 미네르바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장담하겠는가. 더 이상의 도미노 현상이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
요즘 세계 경제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도미노 게임이 연상되어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다.
지난해 하늘 높은줄 모르고 날라가던 중국경제는 고점대비 1/3이 되었고, 전세계적으로 경제 성장률을 앞다퉈 하향 조정하고 있다. 원자재 급등으로 혜택을 보던 브릭스 시장도 암울한 그림자가 뒤덮고, 한동안 150불에 치솟던 유가는 이제 50불이 되어버렸다.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부터 태동된 글로벌 경제의 암운이 이제는 금융시장은 물론 원자재, 환율, 실물 경기침체라는 도미노처럼 디플레이션이라는 블록을 강타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서 세계 각국은 많은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 금리인하에 구제금융에 막힌 유동성 흐름을 뚫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런데 여전히 돈의 흐름은 마치 동맥경화에 걸린 듯 원활하게 흐르지 못하고 있다.
아픈 환자에게 수혈을 해야 하는데 준비된 혈액이 꽁꽁 숨어서 나타나질 않고 있으니, 어찌 치료가 될 수 있겠는가. 돈이 움직여야 시장이 움직인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모두가 돈을 움켜쥐고 내놓지 않으니 자금의 순환 장치가 고장 난 상태이다.
이를 해소할 수 있는 해답은 무엇일까. 필자의 생각으로는 그 해답은 유가에 있다. 투기자본에 의한 것이든 아니든 더 이상 유가가 하락세를 보이면 안된다는 논리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유가상승->달러가치 하락->원화가치 상승->외환 시장 안정->주식 시장 안정->자금의 동맥경화 해소->실물경기의 호전으로 이어져 유동성 흐름이 원활해 질 것으로 본다.
유가와 주가의 상관성은 아래그림을 보면 더욱 뚜렷해진다. 그림에서 보면 빨간색 선은 유가의 흐름이고, 초록색 선은 주가의 흐름이다. 유가가 상승할 때 주가는 상승했고, 유가가 하락할 때 주가는 하락했다. 통계학적으로 유가와 주가와의 상관계수는 +0.94로 상당히 높은 정의 상관성을 지니고 있다.
지난 주말 미국 씨티은행에 중동자금이 들어온다는 소식에 주가가 잠시 상승했었다. 또 어제 역시 유동성에 대한 정부의 기업 수혈 정책발표와 유가 상승으로 인한 달러가치 하락이 증시에서 단기 숨통을 트이게 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부디 부정적인 도미노가 아닌 긍정적인 도미노 현상이 나타나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