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SK텔레콤(95,500원 ▼1,300 -1.34%)과KTF가 지난해 실적발표를 하면서 올 경영 목표를 밝히지 못했다.
SK텔레콤은 창사 이래 처음"이라고 말했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이 이미 세운 경영계획을 재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린 이유도 작용했다지만, '시장 예측'을 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KTF도 비슷하다. 내심 KT와 합병을 염두에 둔 눈치도 읽힌다. 합병이 성사되면 개별 매출이나 영업이익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LG텔레콤(16,100원 ▼370 -2.25%)만이 "올해 시장 전년 대비 30% 축소, 순증가입자 30만 명 이상 확보, 서비스매출 5% 이상 성장, 서비스매출 대비 영업이익률 10% 이상 달성"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기업이 경영목표를 밝히지 못한 더 큰 이유는 현실적 수치가 마이너스 성장을 피할 길 없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2007년 휴대폰 이용자는 300만명 정도 늘었다. 2008년에는 210만 정도 늘었다. 3분의 1 가량 시장이 준 셈이다. LG텔레콤 전망대로라면 올해 휴대폰 신규 가입자는 150만명 정도로 또 30% 준다. 휴대폰 한대 더 갖기 운동을 벌인다면 모를까, 포화된 국내 이동전화 시장은 성장 판이 닫혀가고 있다.
유선통신도 마찬가지다. KT는 5년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 근간을 이루는 유선전화 가입자 수는 2000만명 밑으로, 유선 매출은 4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상황이 이 정도면 '마른 수건을 쥐어 짜겠다'는 기업들의 비상경영도 이해가 간다.
그럼에도 비용을 줄이고 군살을 빼는 일이 근본적인 대안이 아님을 기업들은 더 잘 안다. 성과가 쉽게 나오지 않지만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융합이라는 새로운 흐름에 부합한 서비스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다.
혹자는 "게임의 룰을 바꿀 때가 됐다"고 말한다. 물리적 융합이 아닌 화학적 융합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데 부합하는 정책 변화와 통신 시장의 '새 판짜기'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후에 벌어질 국내 통신 시장의 변화가 '생존해야한다'는 절박함에서 출발한 선택의 결과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