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글로벌 코리아 2009' 기조강연
-자국 정책 일부 양보…국제적 정책공조 필요
-은행 자본 적정성·유보자산 회계처리 등 규제개혁 필요
-지금 위기 잃어버린 10년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
로버트 루빈 전 미재무장관은 23일 "한국이 10년전과 같은 위기를 경험할 확률은 낮다"고 말했다.
루빈 전 재무장관은 이날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코리아 2009' 기조강연을 통해 "지금도 위기 상황이지만 10년전과 비교해 외환보유액 규모나 금융시스템 투명성이 다르다"며 이같이 밝혔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서는 등 금융시장이 불안하지만 제2의 외환위기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루빈 전 재무장관은 1995~1999년 재무장관 역임 당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금융위기를 타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루빈 전 재무장관은 "금융위기는 '제살 깎아먹기’식의 국가간 자금회수나 보호주의를 야기할 수 있다"며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서 각국은 자국의 정책 일부를 양보하고 국제적 정책공조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국 이기주의에 빠지지 않는 국제공조야말로 급격한 자본유출과 보호주의 부활을 막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제 협력 관련해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국제적 협의체로 G-20가 가장 유용한 대화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의 목소리를 확대하는 국제기구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미국과 아시아의 관계 강화가 중요하고 한국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루빈 전 재무장관은 또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수출에 대한 보조금을 지원하거나 무역보조금을 지원하는 경향이 있다"며 "금융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선 규제 완화가 아니라 규제조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은행의 자본 적정성 비율을 높이고 은행 유보자산에 대한 회계처리에 대해 재검토하며 자본적정성 비율을 높이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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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무분별하게 규제를 완화할 경우 향후 감당할 수 없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섞은 말로 풀이된다.
루빈 전 재무장관은 미국경제 회복을 위해 △단기적 수요 진작책의 신속한 실행 △실물경제에 대한 자금공급 정상화 △모기지 대출과 주택문제 처리 △경제적 회생 가능성 차원에서 자동차산업 관리 △주요국의 내수위주의 성장과 유연한 환율정책 추진 유도 등을 제안했다.
특히 "중국, 일본, 독일 등 저축률이 높은 무역수지 흑자국들이 내수 위주의 성장과 유연한 환율 정책을 채택하도록 해야 한다"며 말했다. 국제 거시경제 불균형 해소를 위해 중국 위안화 절상이 필요하다는 말로 풀이된다.
현재 경제 위기 관련해선 "일본이 잃어버린 10년을 겪은 것은 적절한 정책을 취해지 않아서"라며 "정책 입안을 봤을 때 지금의 (전세계) 위기가 '잃어버린 10년'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