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가 금융기업의 부도덕성이 도마위에 오르며 미국인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고 그것도 모자라 혈세로 공적 자금까지 지원받은 월가 은행들이 직원들에게 거액의 보너스를 지급한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난 것. 은행들도 할 말은 많다. "뛰어난 인재들을 경쟁사에 빼앗기지 않으려는 것"이 그들의 주된 변명이다.
미 국민들의 분노는 잘못된 경영으로 1750억달러라는 정부 자금을 수혈받았던 AIG가 거액의 보너스를 지급한 것을 두고 극에 달했다. AIG는 보너스 액수마저 축소 은폐하려던 것으로 드러났다.
오죽했으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나서 "AIG는 탐욕과 무절제로 인해 위기에 빠진 회사"라며 "회사를 연명시켜주고 있는 납세자들에게 이런 극악무도한 짓을 어떻게 납득시킬 수 있나"라고 개탄하기까지 했다.
의회는 지급된 보너스를 환수하기위해 입법마저 불사하고 있다. 하원이 50억달러 이상 정부 지원을 받은 기업의 보너스를 최대 90%까지 환수하는 법안을 통과시킨데 이어 상원도 이를 곧 통과시킬 예정이다.
한 하원의원은 주정부나 자치정부가 지방세 등을 통해 남은 10%마저 전부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토를 달았다.
이에 대해 오바마 행정부 내에서도 너무 극단적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동안 월가의 행태에 비춰보면 당연한 인과응보라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월가는 고임금과 높은 인센티브를 당근으로 인재란 인재는 싹쓸이해왔다. 그리고 이 명석한 브레인들을 파생금융상품과 같은 도박판으로 몰아넣었다. 월가의 도박은 결국 자산 거품 붕괴와 함께 전세계 부가 반도막나는 아픔으로 다가왔다. 동시에 거품에 편승해 호의호식하던 월가 인재들은 물질의 늪 속에서 타락한 존재라는 비난을 받게되는 처지에 놓였다.
하지만 월가 경영진들은 아직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오히려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입법을 막을 것"이라는 적반하장의 발언을 내놓았다. 정부의 규제에 대해서는 포퓰리즘적인 사회주의라는 색깔론도 서슴지 않는다. '도덕적 해이'를 넘어서 '후안무치'가 아닐 수 없다.
마켓워치의 한 분석가는 국민들의 분노는 포퓰리즘이 아니라 월가의 부도덕성을 질타하는 반대의 목소리라고 지적했다. 국민적 공분마저 포퓰리즘으로 보고있는 월가식 `자본주의`의 시각에 일침을 가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