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유성 행장 "원매자가 원하면 우선매수청구권 부여"
민유성 산업은행장은 9일 대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완전 계열분리를 통해 사모투자펀드(PEF) 형태로 매입하는 것이 지금 구조조정을 하기 위한 원칙"이라고 말했다. 기업 자산이 저평가돼 있는 점을 감안해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하는 보완책도 제시했다.
민 행장은 "기업에 높은 가격을 주고 자산을 살 경우 특혜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일단 (디스카운트된) 시장가로 사지만 3~4년 후 시장이 회복되고 자산가격이 높아지면 채권금융기관의 일정수익을 뺀 나머지 부분을 원매자에게 돌려주겠다"며 "원매자가 원하면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산이 완전계열 분리돼야 하는 이유로는 신용공여한도를 들었다. 민 행장은 "기업 대출이 늘어서 한도가 차 있는 기업들이 많다"며 "실제 구조조정은 '선택과 집중'이기 때문에 팔 자산은 과감히 팔고 집중할 부분에는 전력을 쏟아야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용공여한도가 다 찬 기업들은 우선 자산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면서도 향후 다시 찾아올 수 있는 권리를 얻고, 채권금융기관은 완전계열분리된 자산을 대출한도에 구애받지 않고 매입한 뒤 차익을 남길 수 있어 양측이 '윈윈'한다는 논리다.
산업은행은 이밖에 △1000억원 규모의 턴어라운드펀드(기업구조조정펀드) △1~2조원 규모의 선박구조조정펀드 △1조원 규모의 녹색성장펀드 조성도 검토 중이다. 별도로 3000억원을 신성장산업 연구개발(R&D)에 지원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민 행장은 "1000억원 규모의 턴어라운드펀드는 몇개 기업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해본 뒤 1조원으로 늘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법정관리에 들어간 뒤 강력한 구조조정을 벌이고 있는쌍용자동차(2,965원 ▼55 -1.82%)지원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 행장은 "회생 여부를 결정하는 주체는 법원이고 합의 등의 선결조건이 필요하기 때문에 반드시 지원하겠다고 약속할 수는 없지만 국가경제를 위한 최선을 위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날 산업은행이 대우자동차판매와 인천 송도 도시개발사업에 대해 금융자문계약을 체결한 것과 관련 "대우자판의 유동성이 쉽지는 않지만 회사의 성장을 위해 도움될 자산이 꽤 있다"며 "산은이 지원해 유익한 방향으로 나가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차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