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뿔난 돈의 반격

[기자수첩] 뿔난 돈의 반격

배현정 기자
2009.04.28 10:02

[머니위크]

'앵그리 머니'(angry money) 돌격 앞으로.

뿔난 돈의 기세가 무섭다. 한동안 코스피지수 1000~1200의 박스권에 갇혀 있던 장은 일순간 1300선을 넘어선 데 이어 1350선 위까지 단숨에 치고 올라섰다.

이렇게 최근 몰려든 돈의 정체에 대해 한 대형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연초 이후 국내 증시에 들어온 자금은 약세장에서 유입되는 직접 투자자금인 '스마트머니'로 볼 수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성난 투자자금에 가깝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글로벌 금융위기로 펀드 투자금이 반토막 나는 등 커다란 손실을 입었던 개인 투자자들이 최근 국내 증시가 반등하자 펀드를 환매해 직접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만큼 펀드 운용에 대한 불신이 시장에 만연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펀드 애널리스트에게 맡기느니 내가 직접 하겠다', '담당 애널리스트가 하도 바뀌어서 누구인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시장의 불신은 어쩌면 지극히 당연할 결과일 수 있다. 한때 '시장의 블랙홀'이라며 돈을 긁어모았던 펀드가 소송에까지 이른 실정이니 말이다.

문제는 이러한 '앵그리 머니'의 돌격이 향후 초래할 결과다. 모처럼 증시에 훈풍을 몰고 온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지만 앞으로의 행보가 계속 순조로울지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화투판에서 타자하고 일반인이 붙으면 과연 누가 이길까요? 하늘이 두 쪽 나도 개인이 돈 못 땁니다."

한 대형금융사의 PB는 "이렇게 고객들이 시장의 전문가(펀드 애널리스트 등)를 믿지 못하고 모두 뿔뿔이 시장으로 몰려가는 현상 자체가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변동성이 큰 장에서 단타족이 일시적으로는 성과를 거둘 수 있어도 종국에는 수익을 얻기 어렵다는 것. 물론 직접투자를 하든 간접투자를 하든, 단기매매를 하든 장기투자를 하든, 이것은 전적으로 개인이 선택할 문제이지만 '모' 아니면 '도'식의 지나치게 편향된 양상이 우려를 자아낸다.

시장에 장밋빛 전망과 과열론 등이 엇갈리는 이때, 정신없이 앞으로 앞으로만 달려가는 앵그리 머니라면 잠시 열기를 가라앉히고 투자 전략을 다시 한번 점검해 보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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