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재정부 세제실은 지난 15일 오후 갑작스럽게 기자들을 대상으로 브리핑을 실시했다. 만능청약통장이라 불리는 주택청약종합저축에 대한 소득공제 요건을 확정, 발표하기 위해서였다.
재정부는 현재 소득공제 대상인 청약저축과 동일간 요건을 구비한 경우에만 청약저축과 동일한 세제 혜택을 주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소득공제 대상은 무주택 세대주인 근로자가 전용면적 85제곱미터(㎡) 이하 주택을 청약하는 경우로 한정됐다.
연간 소득공제 한도액도 48만원으로 청약저축과 같다. 당초 국토부가 연간 소득공제 한도액으로 240만원을 요구해온 만큼 만능청약통장 가입자나 관심을 가진 무주택자의 실망이 컸다.
기존 청약저축과의 형평성 문제와 재정건전성을 고려해야 하는 세제당국의 입장은 이해가 된다. 재정부 관계자의 말대로 국토부의 요구가 무리한 것이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아쉬움은 남는다. 시중은행들은 만능청약통장이 출시되기도 전에 소득공제 혜택이라는 문구를 내세워 예약 판매 방식으로 가입자를 모았다. 세제당국은 만능청약통장이 본격적으로 판매된 이후에야 소득공제 혜택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은행연합회와 시중은행에 관련 내용을 광고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미 3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만능청약통장에 돈을 넣은 후였다.
게다가 세제당국이 뒤늦게 소득공제 혜택을 확정한 탓에 이미 만능청약통장에 가입한 사람들은 소득공제를 받기 위해 올해말까지 관련 서류를 은행에 다시 제출해야 하는 불편함을 겪어야 한다.
세제당국은 만능청약통장이 본격 판매되면서 소득공제와 관련한 궁금증과 혼선이 심하다는 지적이 나온지 일주일도 안 돼 소득공제 혜택을 확정했다. 국토부가 만능청약통장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처음 발표한게 지난 2월초다. 국토부가 상품 출시 일정을 확정해 발표한 것은 지난달 19일이다.
출시 계획이 발표되고 3개월이 넘도록, 아니 출시 일정이 확정된 후 20여일 동안 국토부와 재정부는 소득공제 혜택과 관련해 어떤 논의를 해왔길래 통장이 출시된 이후에야 관련 내용을 확정했는지 궁금하다.
혼선 지적이 제기된지 일주일도 안 돼 확정할 수 있는 내용을 그간 두 손 놓고 있다가 뒤늦게 비판이 일자 부랴부랴 확정했다고는 믿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