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구애에 기업들 투자 나서나

정부 구애에 기업들 투자 나서나

강기택 기자
2009.06.29 11:15

정부가 다음달 2일 민관합동회의에서 기업 투자 환경 개선 방안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실제로 기업들이 얼마나 정부의 구애에 화답할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정부는 줄곧 규제 완화 등 친기업적인 정책을 써 왔지만 기업들의 투자나 고용은 글로벌 경제 위기로 인해 활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부, 기업 투자위험 줄여 주겠다

정부는 지난 25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서 기업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기업의 투자위험을 줄일 수 있는 공동투자방식을 활성화하겠다고 공개했다.

여기에는 기업의 투자위험을 공공부문이 분담하는 방식의 새로운 금융지원과 민간투자 사업 시행자의 투자리스크를 완화하는 방안 등이 포함된다.

이와 함께 정부는 다음달초 연구개발(R&D) 투자 지원 등 기업투자 애로 해소 및 지원 방안도 추가로 발표할 계획이다.

불확실성이 높고 장기투자를 요구하는 녹색산업의 특성에 맞춰 자금이 원활하게 유입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이를 통해 녹색기술사업에 대한 중장기 육성계획을 제시해 투자리스크를 감소시켜주겠다는 것이다.

규제개선과 원천기술개발 지원 초기 시장 창출 등을 통해 투자대상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는지 여건도 조성시키기로 했다.

이 같은 대책마련에 앞서 윤진식 청와대 수석은 지난 15-18일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기간에 삼성, LG, SK 등 대기업 대표들과 만나 정부의 경기 회복 정책에 부응해 달라고 요청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적기에 투자하는 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약진할 수 있는 만큼 기업에게도 투자확대가 새로운 기회인 측면도 있다”며 기업들의 투자를 촉구했다.

정부, 친기업 정책에도 투자는 미흡

정부가 이처럼 기업 투자를 강조하는 것은 민간부문의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상반기에 재정지출을 확대해 살려 놓은 회복의 불씨가 다시 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올해 사업비 중 60%를 상반기에 조기집행해 하반기 재정집행 여력이 크지 않은 점 역시 정부가 기업들의 투자를 절실히 요구하는 한 이유다.

정부는 그동안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 등이 건의한 항목들을 심사해 왔으며 재정건선성과 직결되는 세제 부분을 제외한 여타 규제들을 풀어 줄 계획이다.

중요한 것은 기업들이 정부의 규제 완화 조치에 어떻게 반응하느냐는 것이다. 정부가 아무리 대책을 내놓아도 기업들이 투자에 나서지 않을 경우 정책 자체가 무의미해지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 상위 20개 기업의 '투자활동과 관련한 현금유출액'은 올해 1분기 14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나 감소했다.

반면 시가총액 상위 20개사의 1분기 현금성 자산은 33조 4000억원으로, 지난해 말의 30조 8000억 원보다 8% 증가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561개 기업을 대상으로 '2009년 신규인력 채용동태 및 전망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 신규채용은 전년대비 16.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경기침체나 산업구조적인 요인이 있지만 일각에서 '친기업 정책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정부를 배신했다'는 지적을 할 만큼 기업들의 투자나 고용이 늘지 않고 있는 측면이 존재하는 것이다.

문제는 정부의 대책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투자에 나서지 않을 경우 압박수단이 없다는 점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경기 요인 등에 따라 당장 설비투자를 급격히 늘리라고 강제할 수는 없다"며 "투자계획을 갖고 있는 경우 애로요인을 제거해 투자에 나서도록 유도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상무는 "경기가 불투명하다고 정부가 손을 놓고 있을 순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민간부문과 투자 리스크를 분담하는 방안 같은 경우 투자 개선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등 기업들의 투자심리 개선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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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택 논설위원

비즈니스 저널리즘의 최고 경지, 머니투데이의 일원임을 자랑스레 여깁니다. 독창적이고, 통찰력 넘치는 기사로 독자들과 마주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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