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탈러 시카고대 석좌교수 "경제위기 재발 막으려면 기업 정보 공개해야"

리처드 탈러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 석좌교수(사진)는 26일 "경제 회복이 본 궤도에 오르게 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녹색 투자를 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베스트셀러 '넛지(Nudge)'의 저자이기도 한 탈러 교수는 이날 제2회 기업가정신 주간을 맞아 경제5단체가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주최한 국제 컨퍼런스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탈러 교수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모든 미국 기업들이 탄소 배출량을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했다"며 "기업들은 그동안 얼마나 비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했는지 알게 될 것이고 이후에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을 위한 투자를 많이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탈러 교수는 또 "새롭게 결혼한 이들이 자신의 결혼은 100% 성공한다고 자신하는 것처럼 기업들은 지나치게 성공을 자신하는 경향이 있다"며 "정부가 기업들이 합리적인 예측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탈러 교수는 어떤 선택을 금지하거나 경제적 인센티브를 훼손하지 않고도 예상 가능한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행위를 뜻하는 '넛지'라는 개념을 창안했다.
'넛지'는 정부의 강력한 개입보다는 경제 주체에게 선택의 자유를 주는 완곡한 간섭을 요구한다. 같은 이름의 책은 이명박 대통령이 올해 여름휴가 직전 청와대 전 직원들에게 선물한 책으로도 유명하다.
탈러 교수는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미국 정부가 민간 부분에 과도하고 비일관적으로 개입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정부의 여러 결정들이 짧은 시간에 복잡한 상황에서 일어났다"며 "사후에 어떤 것이 좋고 나쁜지 평가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이어 탈러 교수는 위기 재발을 막는 차원에서 '기업 정보 공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탈러 교수는 "우리는 10년 동안 아시아 금융위기, 닷컴 버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따른 금융위기 등 3번의 위기를 겪었다"며 "반복되는 위기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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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사전에 기업 재무 상태에 대한 공개가 규제 당국에 의해 이뤄졌더라면 최근 금융위기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최고경영자(CEO)도 (재무상태를) 전혀 모르고 있다가 파산을 맞은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탈러 교수는 "앞으로 미국 정부는 기업의 탄소배출권 관련 정보를 공개하도록 할 계획"이라며 "우려할 것으 이런 공개가 기업 내부에서만 멈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탈러 교수는 간담회 사이사이 적절한 농담을 섞어 가며 참석자 사이에서 웃음을 자아냈다.
탈러 교수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도 내 책이 한권 갔으면 한다"며 "김 위원장이 '넛지'보다는 공격적인 '푸시(push)'를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이 자신의 책을 추천했다는 사실과 관련해 "한국 시민이 돼서 다음대선에서도 이명박 대통령을 뽑았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