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시절 전공을 살려 사회 활동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대학 때 전공을 살려 사회 생활하는 사람은 얼마나 행복할까. 그런 사람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유진로봇(14,000원 ▲410 +3.02%)신경철 대표를 만나기 위해 그의 사무실에 들어갔다. 인터뷰 내내 그의 은은한 미소가 상대를 편하게 해 줬다. 신경철 대표는 서울대 기계설계 학사 및 석사 과정을 밟은 뒤 미국 미시간대학에서 로보틱스 박사 학위를 획득했다.
그 뒤 삼성항공 로봇개발 팀장을 맡은 뒤 1990년부터 지금까지 유진로봇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10년 뒤 유진로봇을 세계 3대 로봇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며 로봇업계에 계속 종사할 뜻을 밝혔다.
◇2002 월드컵 때 지능형 로봇 홍보=신경철 대표는 로봇 얘기를 하면 얼굴에 미소가 가득해지는 것 같다. 대한민국이 4강 진출한 2002년 월드컵. 신 대표에게는 남 다른 추억이 있다.

신 대표를 주축으로 로봇틱스연구조합이 2002년 대전엑스포에서 ‘제1회 국제로봇전시회’를 개최했다. 신 대표는 “아무런 기반없이 국제전시회를 개최한 것은 무모한 시도였다”며 “하지만 월드컵을 활용한 게 효과를 발휘했다”고 회고했다.
제1회 국제로봇전시회를 통해 월드컵을 보러 국내에 온 외국인과 해외 언론에 국내 로봇수준을 보여줬다. 대한민국의 축구 수준과 함께 서비스로봇의 수준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이듬해인 2003년 지능형로봇이 신성장동력으로 선정되는 전초를 마련한 전시회였다. 1997년 ‘지능로봇연구소’를 개소했던 유진로봇이 5년만에 결실을 본 것.
신 대표는 “1998년 이후 산업용 로봇보다 지능형 서비스 로봇인 가정용 서비스 로봇 사업으로 전환했다”며 “2000년부터 제조업 분야의 사업부를 떼어 내고 지능형 서비스 로봇기업으로 변신했다”고 말했다.
◇대학 때부터 지켜 본 로봇시장=유진로봇 신경철 대표가 로봇과 인연을 맺은 것은 대학에서 전공공부를 하면서부터다. 이어 1990년 회사 경영을 맡으면서 자동화설비 분야에 주력했다. 이 때 미국 어댑트(Adept)사에 시스템 하우스 계약 체결을 통해 자동화 설비를 납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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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철 대표는 산업용 로봇을 개발했으나 양산화하지는 못했다. 대기업 계열사들이 제작한 제품을 모회사에 공급했기 때문이다.
그는 로봇의 중요성을 몸으로 체감했다. 미국과 일본의 로봇 도입 여부가 20년 뒤 자동차회사의 운명을 뒤바꾼 점을 목격했다. 제조업체와 로봇기업이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것을 간파했다.
신 대표는 “1990년대 미국 자동차회사가 노조의 반대로 로봇을 도입하지 못할 때 일본 자동차회사는 로봇을 도입했다”며 “약 20년이 지난 지금 미국은 경쟁력을 잃고 있으나 일본은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에 설치된 로봇의 수량은 세계 5위 수준”이라며 “자동차 수준도 미국과 일본, 독일, 프랑스에 이어 5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도 우연의 일치라고만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국내 로봇시장이 급격히 발전했다는 게 신 대표의 얘기다. 그는 “20년 전에 비해 로봇 매출은 5배 이상, 종사 인력 수는 10배 정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지능형 서비스 로봇 시대 열 터”=“지능형 서비스 로봇의 궁극적인 목적은 사람들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하는 것이다.” 신경철 대표가 ‘생활의 파트너, 서비스 로봇’이라는 글을 통해 밝힌 첫 번째 문장이다.
신 대표는 지능형 서비스 로봇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까지 여러 가지 난관을 거쳤다. 무엇보다 품질관리가 가장 어려웠다. 지능형 로봇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지능형 로봇은 원가가 비싸고 기술집약적인 제품이다. 국내시장 규모가 작아서 대량생산을 하려면 수출물량이 관건이다. 신 대표는 “대량생산을 하려면 단일 품목으로 100억원 정도의 시장이 형성돼야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유진로봇은 세계 최초로 네트워크기반의 ‘아이로비’를 개발, 상용화했다. 위험작업 로봇인 ‘롭해즈’와 청소용 로봇인 ‘아이클레보’도 개발했다. 이들 제품으로 유진로봇은 올해 ‘1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신 대표는 “2009년에 300만불 정도의 수주를 받은 가운데 200만불은 매출 완료됐고, 100만불은 수주 잔액으로 남아있다”며 “내년에는 500만불 이상의 수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로봇은 21C 인류의 동반자 될 것”=신경철 대표는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시대가 조만간에 도래할 것”이라며 “그러면 인간생활이 편리해지고 삶의 질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교육, 노인도우미, 가사도우미, 장애인 도우미 등 사람 곁에서 사람을 직접 도와주고 로봇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신 대표는 “특히 노인도우미 시장에 관심이 있다”며 “로봇이 심부름을 해주고 친구가 되어 주며 화상대화, 원격진료, 노인대학의 원격 수강, 생활 관리를 해 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정책과 로봇랜드처럼 국책사업을 통해 로봇시장이 활성화되길 기대한다”며 “로봇투자가 선순환구조가 되도록 정부의 재정적인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