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펀드판매사 이동제 시행 첫날, 은행 직원도 잘 몰라
펀드 투자자들이 증권사와 은행, 보험사 등 펀드 판매사를 자유롭게 갈아탈 수 있는 '펀드 판매사 이동제' 시행 첫날인 25일 오전 10시20분.
서울 여의도 S은행 창구에는 펀드이동을 하려는 내방객이 거의 없이 한산했다.
펀드투자상담 창구에서 "펀드 판매사를 이동하러왔다"고 하자 김 모 대리는 약간 당황한 모습이었다.
"펀드 판매사 이동 가능하죠?"
"아..아 네. 아마 가능할 겁니다. 절차가 좀 복잡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저도 처음해보는 거라..."
김대리는 컴퓨터를 열어 펀드판매사 이동 교육자료 몇 가지를 프린트 했다.
![↑펀드 판매사 이동제 실시 첫날 찾아간 한 은행 창구 모습. '펀드이동제'를 알리는 안내는 찾아볼 수 없었다.[유윤정 기자]](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06/2010/01/2010012511571234581_1.jpg)
"이게 조금 복잡합니다. 고객님이 여러번 왔다갔다 하셔야 할 꺼예요. 아직 전산시스템이 개발되지 않아서 이동하려는 판매사와 이동되는 판매사간에 서로 팩스를 교환해야 하거든요."
김대리는 무언가 매우 복잡하다며 이리저리 전화통화를 했다.
"지금 보유하신 펀드가 B펀드 시네요. 맞죠?"
"네. B펀드 맞아요. 판매사 이동해 주세요"
"잔액이 거의 없으신데요. 이게 매우 복잡해서요. 차라리 신규로 개설하시는 게 나을 것 같은데요. 굳이 이동하실 필요가 있으신가요?"
김대리가 귀찮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아, 제가 주로 사용하는 계좌가 K은행이라서요. 그런데 판매사간 수수료율 비교표 같은 것은 알 수 없나요?"
"네. 그런 것은 없습니다. 아직 준비되지 않았어요. 뭐 옮기시겠다니 시도는 해보겠습니다."
그는 다시 이곳저곳에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끊은 뒤 그는 B펀드의 계좌관리점이 강남 중앙지점이기 때문에 강남 중앙지점까지 찾아가서 펀드이동확약서를 받던지, 아니면 계좌관리점을 이동한 후 다시 펀드이동확약서를 발급받아야한다고 했다.
"강남 중앙지점에서 펀드를 개설하셨네요. 강남점까지 가시던지 아니면 계좌관리점을 이동하셔야 되요. 복잡하죠? 그래도 이동하실건가요?"
"아 생각보다 복잡하네요. 강남 중앙지점까지 제가 가기는 어려우니 계좌 관리점을 이동해주세요."
"네.."
김대리는 개인정보확인서에 이름과 주민번호를 쓰고 사인하라고 했다. 강남점에는 전화를 걸어 계좌관리점 이동을 위한 확약서를 보내라고 했다. 김대리는 또 이곳저곳에 전화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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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님 그런데요. 이 B펀드요. 해외투자 펀드라 펀드판매사 이동이 안되네요. 국내 펀드만 됩니다."
"뭐라고요? 그런데 왜 이제야 말씀하세요?"
"죄송합니다. 저도 몰랐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펀드판매사 이동을 위한 확약서는 발급받지도 못한 채 한 시간이 지난 후였다.
은행권은 광범위한 지점망을 바탕으로 펀드판매 부문에서 증권사를 제치고 막대한 이익을 올려왔다. '불완전 판매' 논란에 휩싸이기도 한 은행권으로서는 '펀드판매사 이동'은 고객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서비스 인듯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