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판매사, 입맛대로 바꾼다 1-①]투자자 새 기회, 금융사 무한경쟁
‥‥‥‥‥‥‥‥‥‥‥‥‥‥‥‥‥‥‥‥‥‥‥‥‥휴대전화 통신사업자를 바꾸듯 펀드 판매사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펀드 판매사 이동제도'가 오늘(25일)부터 시행된다.
투자자들은 펀드 판매사의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수수료가 비싸다고 생각될 경우 언제든지 다른 금융회사로 갈아탈수 있다. 말 그대로 '펀드 이동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펀드 이동시대는 판매사에게는 무한경쟁시대를, 투자자에게는 새로운 기회를 의미한다.
경쟁사보다 더 나은 펀드 판매 및 사후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판매사만이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게 되고, 투자자들로서는 보다 적은 비용으로 수익을 높이고 더 나은 서비스를 받게 된다는 말이다.
머니투데이는 펀드 판매사 이동제도의 도입 취지와 시장 파급효과, 그리고 투자자들에게 올바른 제도 이용방법을 소개하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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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시장 양질전화 유도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국내 펀드산업 위축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이 '펀드 판매사 이동제도'를 전격 도입한 것은 펀드시장이 공급자(판매사) 위주로 돼 있어 '양질전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즉 펀드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반면 서비스나 보수체계 등 질적 성장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 문제라는 것이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저금리와 고령화로 간접투자가 활성화되면서 펀드시장은 3년여만에 200조원 이상 성장했다"며 "시장은 빠르게 성장했지만 고객 서비스나 보수체계 등 질적 성장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펀드시장은 은행, 증권사 등 판매사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자산운용사는 고객과의 접점이 없다. 실제 펀드를 운용하는 것은 자산운용사인데도 과실(보수)은 판매사가 더 많이 챙기는 기형적 구조가 만들어지고, 유지되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펀드 판매구조도 단순하다. 자산운용사가 펀드를 만들면 판매사가 이를 획일적으로 투자자에게 공급하는 시스템이다. 투자성향이나 자산규모가 각기 다른 고객들이라도 모두 똑 같은 조건과 서비스 하에 펀드에 가입해야만 한다.
펀드전문가들은 미국발 금융위기이후 판매사들의 불완전판매가 사회적 문제로 부각된 것도 이 같은 획일적인 펀드 판매시스템이 단초가 됐다는 지적이다. 실적 올리기에만 급급했던 일부 판매사들의 '묻지마 판매'가 '묻지마 투자'를 양산하면서 결국 고름이 터져버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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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철메리츠증권펀드애널리스트는 "펀드시장의 주도권을 쥔 판매사들이 질적 경쟁보다는 양적 경쟁에 치우치면서 자연적으로 펀드 양산과 불완전판매 등 부작용이 생겨났다"고 말했다.

펀드 생태계가 바뀐다
펀드전문가들은 '펀드 판매사 이동제도'가 활성화되면 공급자 위주의 펀드시장이 수요자 중심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판매사간 고객확보 경쟁으로 보수가 낮아지는 것은 물론 서비스의 질도 높아져 펀드시장이 질적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유석 금융투자협회 집합투자산업팀장은 "펀드 판매사 이동제도로 판매사별 경쟁체제가 마련되면 서비스의 질적 제고 뿐 아니라 투자자의 편익이 증대될 것"이라며 "결국 펀드시장이 활성화되는 계기로 작용하고 펀드산업의 신뢰도를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조짐은 이미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은행, 증권사 등 펀드 판매사들이 신규 펀드 판매에 적극 나서는 것은 물론 판매 직원 교육을 강화하고, 고객 상담 및 사후관리서비스 체계를 개편하는 등 경쟁체재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
특히 판매망 열세로 은행권에 개인 고객을 빼앗겨버린 증권사들이 가장 적극적이다. 전통적으로 자산관리 서비스가 강한대우증권(66,600원 ▲5,000 +8.12%)(자산관리 브랜드명 Story),삼성증권(98,400원 ▲6,000 +6.49%)(Pop), 우리투자증권(옥토 폴리오), 동양종금증권(W-CMA) 등이 가장 발빠르게 시장 장악에 나서고 있다.
대신증권(37,300원 ▲2,050 +5.82%)(Believe),미래에셋증권(Account),현대증권(QnA)등도 잇따라 새로운 자산관리서비스 브랜드를 내걸고 대대적인 홍보,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증권사들은 자산관리서비스 강화는 물론 상품 라인업 보강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 자사가 판매하지 않았던 펀드 가운데 운용성과가 우수한 펀드들을 골라내 고객들에게 다양한 선택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판매사간 과열경쟁과 이에 따른 '펀드 유랑민' 양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판매사들이 경쟁사의 고객뺏기에만 치중할 경우 고객들의 불필요한 펀드 갈아타기만 증가해 결국 투자자만 손해를 보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후정동양종금증권(4,785원 ▲365 +8.26%)펀드애널리스트는 "펀드 판매사 이동제도로 펀드시장이 질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판매사들이 고객뺏기 경쟁이 아닌 자산관리서비스의 질을 높이는데 주력해야 한다"며 "투자자들도 일회성 이벤트에 흔들리기보다는 전체적인 자산관리측면에서 펀드 이동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