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의문의 1억원' 복지부 부실감사 논란

'의협 의문의 1억원' 복지부 부실감사 논란

최은미 기자
2010.04.29 08:11

지난 3월 감사 때 협회장 협회비 전용 못밝혀..회계감사 지적에도 '괜찮다'

보건복지부가 부실감사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3월 대한의사협회에 대해 실시한 정기감사가 문제가 됐다.

경만호 대한의사협회장이 협회 공금 1억원을 자신의 통장에 이체해 5개월간 보관했지만 복지부는 감사 과정에서 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더욱이 이후 협회 자체 감사 과정에서 외부 회계법인을 통해 문제가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복지부는 "문제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28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복지부 의료정책과는 지난 3월23일부터 25일까지 3일간 대한의사협회에 대해 정기감사를 실시했다. 복지부 공무원 4명이 의협을 직접 방문,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의사협회의 예·결산서를 중심으로 감사를 벌였다. 복지부는 의사협회에 대해 3년마다 감사를 실시한다.

복지부는 이번에 2007~2009년 결산서를 감사했다. 경 회장이 2009년 11월 연구용역 과정에서 용역비 1억원을 자신의 개인통장으로 이체한 것도 감사대상 기간에 포함돼 있었다.

복지부는 이번 감사에서 경 회장이 고문으로 있는 '의료와사회포럼'에 집행된 연구비가 경 회장 자신의 통장에 입금된 것과 연구용역비 지급기준(연구용역과제 시작 시점에 70%, 종료 후 30% 지급)을 어긴 채 한꺼번에 100%의 용역비가 지급된 것을 적발하지 못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제보가 있지 않고서야 정기감사를 통해 새로운 문제를 발견해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회계전문가도 아닌데 4명 남짓한 공무원이 세세한 사항을 일일히 다 파악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답했다.

복지부는 부실감사 후 협회 자체 감사에서 이 문제가 불거졌는데도 사건에 대한 조사보다 집행부와 내부고발자간 갈등으로 치부하고 문제를 조기 봉합하는 데만 급급했다. 당시 회계감사를 맡은 외부 회계법인은 감사보고서에서 "횡령 등 법적 문제를 수반하는 중대한 사항으로 추가적인 부정의혹 및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특별감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의협 집행부와 대의원회도 경 회장에 대해 특별감사 등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경 회장이 1억원을 부적절하게 처리하는 과정에서 대의원회 의장은 물론 내부 감사단과도 사전에 합의했으며, 개인적으로 유용한 것이 아니라 협회의 대외위상을 강화하는데 쓰려고 했다는 주장을 받아들였다. 대의원회는 '특별감사'를 실시하자는 제안에 투표를 실시해 152대38로 부결했다.

A변호사는 "특정 구실을 명목으로 예산을 따낸 뒤 다른 목적으로 전용하는 것은 흔하게 볼 수 있는 횡령방식"이라며 "대의원들이 인정했다는 점과 반환했다는 점 때문에 처벌수위는 낮을 수 있지만 횡령죄는 명확히 성립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변호사 B는 "죄의 경중은 다를 수 있으나 횡령의 소지가 크다"며 "관리 의무가 있는 감독관청은 보다 객관적인 입장에서 엄격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의협의 B회원도 "공금이 경 회장의 개인통장으로 입금돼 다른 목적으로 전용됐다는 것이 입증된 상황에서 복지부까지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다시 감사를 실시해 문제의 진상을 밝히고 시정 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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