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앨빈 토플러는 그의 저서 '부의 미래'에서 부(富)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지식'을 꼽았다. 21세기에는 "지식이 상호작용을 통해 더 거대하고, 힘 있는 지식으로 재편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미래에는 지식이란 무형의 자산이 국가와 사회 그리고 개인들에게 커다란 부가가치를 안겨줄 것이란 말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부의 원천이라고 하는 지식역량에 있어 갈수록 초라함을 더하는 듯 보인다. 문화관광부가 발표한 '국민독서실태조사' 결과는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 조사에서 우리 국민들의 독서율은 해가 갈수록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나라 성인 중 20%는 1년에 책을 한 권도 안 읽는다는 조사내용은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출판시장과 독서문화가 해를 거듭할수록 위축되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있다. 현실적인 문제로 다양한 출판물 생산을 등한시하게 된 출판업계, 출판과 독서진흥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정부 정책 등도 문제지만 더 큰 요인은 인터넷, 휴대전화, MP3플레이어,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휴대용 게임기, 개인용멀티미디어기기(PMP) 등 숨돌릴 틈없이 등장하는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 때문이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TV 시청/인터넷 이용으로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응답자는 20%에 달했다.
간과할 수 없는 점은 새로운 테크놀로지의 등장과 이에 따른 신규 서비스의 활성화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란 것이다. 그렇다면 시대착오의 우(愚)를 범하지 않으면서 변화의 흐름 속에서 국가 지식역량을 확대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해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새로운 변화에 맞는 독서방법의 개발과 전파가 바로 그것이다.
이같은 측면에서 대한민국은 세계 어느 국가보다 앞선 환경을 갖추고 있다. 세계적인 수준의 IT서비스 인프라를 갖췄을 뿐만 아니라 여기서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더이상 책을 읽지 않는다고 한숨만 내쉬어선 안된다. 유비쿼터스 전자책 서비스와 같이 '시대의 변화에 최적화된 독서법의 개발과 확산'에서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그 점에서 한국은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보다 훨씬 유리한 고지에 서 있다.
다만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출판계와 전자책 업계가 힘을 모아야 할 지점도 있다. 특히 우리나라 대부분의 베스트셀러를 차지하고 있는 번역서들의 전자책화는 시급하게 풀어야 할 과제다. 전자책 이용자들의 가장 큰 불만은 바로 '볼 책이 없다'는 것이다. 이 볼 것의 실체가 바로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번역서들임을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
그러나 번역서들의 전자책화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고, 이는 최근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고 있는 국내 전자책 산업에 찬물을 끼얹는 악영향을 낳고 있다. 이 모든 것이 국내 전자책업계에 대한 해외에 있는 저자들과 출판사 그리고 이를 국내 출판계에 중개하는 에이전시들의 불신과,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책과 출판은 한 나라 그리고 그 나라 국민의 지식역량을 측정할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이고 중요한 잣대다. 디지털화된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성공은 변화, 발전하는 기술에 책속 지식과 정보를 어떻게 옮겨 담느냐에 따라 결정될 지도 모른다.
따라서 독서의 지평을 넓히고 독서의 저변을 확대하는데 공헌할 수 있는 전자책 산업의 발전을 위해 관련 업계는 물론 정부부처 등 모두가 힘을 모을 때다.